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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비트코인 피자데이' 9주년...암호화폐 결제 활성화될까

등록 2019.05.18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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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2일 비트코인으로 피자 구매...실물 결제 길 처음 열려

스타벅스·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암호화폐 결제시장 진출 선언

블록체인 기반 결제 서비스 상반기 본격 상용화...국내 기업도 '담금질'

【홍콩=AP/뉴시스】2017년 12월8일 홍콩의 비트코인 ATM 기계 옆에 비트코인 모형이 놓여있다. 2019.05.08.

【홍콩=AP/뉴시스】2017년 12월8일 홍콩의 비트코인 ATM 기계 옆에 비트코인 모형이 놓여있다. 2019.05.08.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비트코인을 통한 피자 거래를 기념한 '비트코인 피자데이'가 올해 9주년을 맞이한다. 올해는 국내외 기업이 개발에 착수한 블록체인 결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18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비트코인 피자데이'는 9번째 기념일을 맞이한다. 이날은 화폐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상품 거래가 최초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비트코인 피자데이는 지난 2010년 5월18일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프로그래머 라스츨로 핸예츠(Laszlo Hanyecz)의 엉뚱한 제안에서 탄생했다. 그는 비트코인 관련 온라인 사이트 '비트코인 포럼'에 피자 두 판을 보내주면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을 글을 올렸다.

당시에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을 때였다. 실제 거래가 이뤄진 것은 사흘이 지난 2010년 5월22일이 되고 나서다. 이 제안에 응한 사람이 파파존스에서 피자 두 판을 결제해 핸예츠에게 보냈다.

그가 받은 피자 가격은 25달러였다. 1만 비트코인은 거래가 이뤄진 시점으로 약 41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었다. 그는 평소보다 다소 비싼 가격에 피자를 먹었지만, 그 뒤 깜짝 놀랄만한 일이 생겼다.

비트코인이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던 것. 한 때 비트코인은 1비트당 2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만약 그가 피자를 사먹지 않고 1만 비트코인을 계속 보유했다면 돈방석에 앉았을지도 모른다. 다만, 공식적으로 그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피자를 먹은 사람이 됐을 뿐이다.

하지만 역사적인 첫 거래 이후 암호화폐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는 일은 장벽에 부딪혀야 했다. 암호화폐의 가치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화폐로서의 기능에 근본적인 의문이 쏟아진데다, 지갑을 만들고 주소를 보내야하는 등 실사용까지 접근성이 매우 낮았던 탓이다. 또 연이어 발생한 투자 사기와 거래소 해킹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도 커졌다. 

한동안 '빙하기'를 보내야했던 암호화폐 시장에도 차츰 봄날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시세차익을 통한 투자수단으로 여겨졌던 암호화폐를 다시 주목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기업이 암호화폐를 활용한 결제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모처럼 활기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리브라'를 발행해 올해 3분기 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페이스북 안에서 쓰이는 광고 등 상품 결제에 리브라가 사용될 전망이다.

스타벅스 역시 암호화폐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암호화폐 결제 스타트업 플렉사가 개발한 '스패든' 앱을 통해 비트코인 결제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올해 상반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신현성 티몬 창립자 겸 의장이 이끄는 '테라 프로젝트'다. 테라는 상반기 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테라가 주목받는 이유는 결제 서비스에 필요한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아태지역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들로 구성된 테라 얼라이언스(Terra Alliance)를 통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테라 얼라이언스는 한국의 티몬과 배달의민족, 글로벌 쇼핑 플랫폼 큐텐(Qoo10),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사이트 캐러셀(Carousell), 베트남의 티키(TIKI) 등을 포함하며, 현재 연 거래액 약 28조625억원(250억달러), 4500만명의 고객 기반을 자랑한다.

국내 전자결제대행업체(PG)인 다날은 암호화폐 '페이코인'을 통한 결제 플랫폼을 구축,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가맹점에게 1% 수준의 수수료를 제공하고, 정산 시스템을 단순화 하면서 가맹점과 동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송금도 기본 정보만 있으면 환전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프로토콜은 지난 9일 자체 토큰 CPT를 이용해 상품권과 전자기기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CPT 스토어'를 런칭했다. CPT를 보유한 사람은 CPT 스토어에서 왓챠플레이 이용권, 영화예매권, LG전자 포터블 스피커 등을 교환할 수 있다.

회사는 "데이터 제공을 통해 콘텐츠 생태계에 기여함으로써 보상받은 CPT인 만큼 콘텐츠 관련 다양한 상품과 특별 혜택을 누릴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개발기업으로 꼽히는 글로스퍼는 최근 암호화폐 하이콘 결제 플랫폼 '하이콘 페이'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일상생활에서 하이콘 지급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결제 서비스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상반기부터 관련 서비스가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라면서 "암호화폐가 '화폐'로 주목받게 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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