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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조선 태양흑점 기록으로 240년 주기 태양활동 확인"

등록 2019.05.20 09: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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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박사 연구팀, 고려사·조선왕조실록서

흑점과 서리 기록으로 태양활동과 기후변화 상관성 입증

【서울=뉴시스】태양 표면에 검게 보이는 부분이 흑점이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태양 표면에 검게 보이는 부분이 흑점이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한국천문연구원은 역사서에 기록된 태양흑점과 서리 정보를 연구해 태양의 240년 활동 주기를 찾아내고, 태양의 장주기 활동이 과거 기후 변화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서 흑점에 대한 55군데 기록을 찾아 태양의 활동주기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잘 알려진 태양활동의 주기인 11년과 60년 외에 240년의 장주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장주기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국 사서에 기록된 흑점 정보도 함께 연구했다.

흑점은 태양 활동의 직접적인 지표로 태양 표면에서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 검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까지 가장 잘 알려진 태양활동의 주기는 11년으로 흑점 수가 많아지는 극대기와 적어지는 극소기를 지닌다. 이같은 11년 주기의 태양활동도 그보다 더 큰 주기를 가지고 변동하는데 긴 주기에 따라 기후도 영향을 받는다.

서양에서 태양흑점 관측은 17세기 이후 시작되며 현대 천문학계에서는 태양의 240년 장주기 활동이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12세기 이전부터 태양흑점을 관측해 기록으로 남겼다.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는 흑점의 크기를 다섯 등급으로 나눠 검은 점, 자두, 계란, 복숭아, 배 크기로 표현했다. 이들 크기는 실제 흑점 활동의 강도를 나타낸다.

【서울=뉴시스】고려사(1151년 3월) 흑점 기록 부분. 흑점을 ‘흑자’로 표시했으며, “해에 흑점이 있는데 크기는 계란만 했다”고 적혀 있다. 흑점의 크기를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검은 점, 자두, 계란, 복숭아, 배의 크기로 표현했는데, 이들 크기는 실제 흑점 활동의 강도를 나타낸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려사(1151년 3월) 흑점 기록 부분. 흑점을 ‘흑자’로 표시했으며, “해에 흑점이 있는데 크기는 계란만 했다”고 적혀 있다. 흑점의 크기를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검은 점, 자두, 계란, 복숭아, 배의 크기로 표현했는데, 이들 크기는 실제 흑점 활동의 강도를 나타낸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email protected]


연구진은 태양활동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역사서에 기록된 기상현상 중에서 서리 기록이 온도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임을 알아냈다.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 언급된 700번의 서리 기록을 이용해 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간인 '무상 기간'의 시대적 변화와 태양주기와 관련성을 밝혔다.
 
연구진은 흑점과 서리 기록의 비교를 통해 240년 주기로 태양의 흑점이 많아진 시기에 우리나라의 온도가 급격하게 하락한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기후변화가 태양활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유추했다. 현대 과학계는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000년간 기후가 점차 추워졌다고 보고 있다.

양홍진 박사는 "우리나라의 풍부한 역사 기록이 현대과학적 측면에서 매우 신빙성 있으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고천문 자료를 바탕으로 태양의 장주기 활동을 추가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기상과 태양-지구 물리 저널(Journal of Atmospheric and Solar-Terrestrial Physics)에 5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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