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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문정 감독 "고마워요 음악, 든든한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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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21 11:05:30  |  수정 2019-05-28 09:51:57
뮤지컬 음악감독의 대명사
6월 7, 8일 첫 단독콘서트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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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정 음악감독 ⓒTHE P.I.T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 밑 오케스트라 피트 안에서는 축약된 인생이 빚어진다. 좁은 공간에 20여명이 가족처럼 복작거리며 음의 화음뿐 아니라 삶의 화음을 만들어낸다.

뮤지컬 음악감독의 대명사 격인 김문정(48·한세대 교수)은 매일 이 공간에서 매력적인 드라마를 쓴다. 같은 뮤지컬 공연이어도, 당일 배우의 컨디션과 객석 분위기에 따라 정서는 달라진다. 무대, 피트, 객석의 트라이앵글 중심부에서 음악을 지휘하고 분위기를 중재하는 음악감독이 살얼음판을 걷는 이유다.

베테랑인 김 감독도 두려울까. "물론이에요. 언제나 단 한번의 공연이잖아요"라고 한다. "배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있고, 악기의 줄이 끊어질 때가 있고, 연주 도중 무대 위 소품이 떨어져 연주자가 맞기도 하고, 보면등(보면대 라이트)가 꺼지기도 하고. 어떤 사고가 날 지 모르니 긴장을 늦출 수 없거든요."

김 감독이 6월 7, 8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 '2019 김문정 온리'를 펼친다.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한 김 감독은 싱어송라이터 최백호의 건반 세션으로 프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 '명성황후'의 세션으로 뮤지컬계에 발을 들였고, 2001년 '둘리'로 뮤지컬 음악감독에 데뷔했다.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배우 이상으로 이름값이 높다. '명성황후' '영웅' '맨 오브 라만차'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서편제' '오케피' '엘리자벳' '레베카' '팬텀' '웃는 남자' 등 대형 흥행작들의 음악을 지휘했다. '내 마음 속의 풍금' '도리안 그레이' 등의 넘버를 작곡하기도 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 남성 중창팀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시즌 1, 2의 프로듀서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런 김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콘서트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고, 1차 티켓 예매를 오픈했는데, 관객들은 그녀만 믿고 상당한 티켓을 예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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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타이틀을 '온리'로 정한 이유는 "뮤지컬 공연은 하루하루가 라이브라, 다시 올 수 없는 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아쉬운 시간들을 재현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김문정과 2005년부터 동고동락해 온 50인 '더 M.C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그 동안 무대 밑에서 뮤지컬 공연에 기여하고 있는 앙상블이 이날만큼은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 피트석의 물리적인 한계로 그간 스트링 파트 인원 구성을 최소화했는데 이번에는 스트링만 28명이다. "우아하고 밀도감 높은 연주로 기존에 들었던 뮤지컬 넘버라도, 다가오는 스펙터클이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감독은 단원들과 함께 뮤지컬 오케스트라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더 피트(THE P.I.T)'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안정된 급여, 뮤지컬 오케스트라의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등이 목표다. '유니언'이 없는 업계에서는 주목할 만한 실험으로 보고 있다.

"단원들과 청춘을 같이 보냈는데 좀 더 안정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연주하길 바라요. 이제 단원 중에는 가장이 돼 생활을 챙겨야 하는 친구도 있죠. 아울러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일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찾아가는 콘서트처럼 뮤지컬음악 대중화를 하고 싶어요."

이번 공연은 김 감독이 '짜릿한 교감'을 나눈 넘버 재현, 평소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싶었던 곡, 출연자들의 협업 무대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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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화려한 게스트다. 최백호를 비롯해 황정민, 임태경, 정성화, 김주원, 이자람, 조정은, 양준모, 전미도, JYJ 김준수, 정택운, '포르테 디 콰트로' 등 뮤지컬계 올스타들이 양일에 나눠 총출동한다. 김 감독이 아니면 불가능한 섭외 명단이고, 김 감독이어서 이들이 앞다퉈 출연을 자청했다.

김 감독은 "콘서트를 하는데 '음악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불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오케스트라와 한번쯤은  되돌아보고 싶었는데 든든한 지원군 덕분에 용기를 냈죠. 배우들에게 제안을 하니 '이 여정에 포함돼 기쁘다'며 선뜻 응해주셨을 때 정말 고마웠어요.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용기와 위로를 많이 받고 있어요." 
 
 배우에 대한 김 감독의 애정은 유명하다. "음악감독이라면, 애정이 없을 수가 없다"고 했다. "배우가 노래를 하는 순간,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배우가 노래할 때 저희가 반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듀엣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긴밀하죠."

김 감독이 생각하는 좋은 음악감독의 우선 조건은 예나 지금이나 체력이다. "건강한 에너지가 있어야 좋은 협연이 가능하거든요." 오케스트라가 삶의 은유이기에 나온 판단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주하고 이 연주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인생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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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공연이 고마울 때가 많아요. 늘 내일이 다시 찾아온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더 좋은 연주를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하죠. 마지막 공연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요. '단원들에게 오늘이 우리들에게는 118번째 공연이지만, 오늘 처음 공연을 보는 관객도 있다'고 상기시키죠. 익숙함이 느슨함으로 표현이 되면 절대 안 되거든요. 오늘 처음 만난 것처럼 일하고, 사랑하고, 그 순간을 긴장감 있게 즐기고. 오케스트라는 인생이에요. 하하."

뮤지컬 오케스트라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김 감독의 꿈은 거창하지 않다. "예술가들의 멋진 조력자이자 좋은 선배였으면 한다"며 싱긋 웃었다. "'더 피트'라는 단체가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시점 김 감독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넘버는 무엇일는지, 그녀는 뮤지컬 '맘마미아!'의 '생큐 포 더 뮤직'을 골랐다.
 
"감히 용기를 낼 수 없었던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음악이에요. 이 넘버의 가사처럼 어린 시절 제가 가장 좋아했던 것이 음악이었고, 할수록 재미가 있었어요. 어느 순간 제게 가장 쉬운 일이 됐죠. '잘한다'는 칭찬도 곧잘 받았고 결국 직업이 된 음악에게 감사해요. 하지만 아직도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아요. 알고 싶은 것을 많게 해줘서 더 설레고 고맙고요. 이번 단독 콘서트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저, 오케스트라, 배우, 스태프가 하나될 수 있게 음악이 든든한 동지가 되어 줄거라 믿어요. 고마워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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