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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섬세한 성남FC, K리그 첫 '브랜드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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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23 10:48:29  |  수정 2019-05-23 11: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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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프로축구 성남FC는 최근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홈 경기를 앞두고 색다른 시도를 했다. 미국 유니버설 픽처스의 인기 캐릭터인 '미니언즈'와 협업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경기장 출입구, 좌석 등을 미니언즈 캐릭터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에코백, 머그, 쿠션, 필기구 등의 다양한 상품을 준비했다. 경기 당일 발권된 티켓은 노란색으로 물들였고, 성남의 상징인 검은색 유니폼이 아닌, 미니언즈 캐릭터가 프린트된 유니폼이 진열됐다. 미니언즈는 경기 전 시축까지 했다.

K리그가 유명 캐릭터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한국에서 인기를 누린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 팬서', '아이언맨' 등 캐릭터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미니언즈도 작년 마블 캐릭터 컬래버레이션과 마찬가지로 K리그 연맹이 주도한 통합 머천다이징 사업의 일부다.

그러나 성남은 단순히 물건을 찍어 파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한 발 더 나아갔다. K리그 출범 이후 첫 캐릭터 '브랜드 데이'를 열기로 했다. 아예 이 경기를 '미니언즈 데이'로 정하고 일찌감치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와 함께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성남 마케팅팀 직원이 유니버설 스튜디오 본사로 가 포스터에 넣을 그림, 상품에 들어갈 문구 등을 체크했다. 캐릭터가 안경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를 놓고 몇 번이나 토론했을 정도다. 메신저, e-메일, 그리고 대면 보고서 등 시안이 수십차례 오고간 결과 탄생한 날이 바로 미니언즈 데이다.

성남 프런트 직원들의 꼼꼼함은 K리그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성남시와 협력해 성남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모란역에서 성남종합운동장까지 오는 길에 발자국 형태의 스티커를 붙여 관중을 안내했다. 지난해까지 사용한 탄천종합운동장은 개·보수로 오는 7월까지 쓸 수 없다. 10여 년만에 성남종합운동장으로 돌아왔는데, 성남의 오랜 팬들도 길을 헷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세세한 구석까지 배려했다. (미니언즈 데이에는 이 발자국을 미니언즈 캐릭터로 대체하려 했지만, 몇 가지 문제로 실현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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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부분은 더 있다. 2015년부터 계약을 이어오고 있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 '엄브로'와의 관계도 특별하다. 엄브로와 계약한 구단은 성남이 유일하다. 2부리그로 강등됐을 때도 계약은 유지됐다. 스폰서십이 원하는 방향을 구단 직원들이 잘 이끌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니언즈 데이 또한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캐릭터와의 상생이 전제였다. 캐릭터와 구단의 융화는 물론, 기존 캐릭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렸다.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중시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설득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러한 성남을 팬들이 외면할 리 없다. 만원 관중 앞에서 성남은 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과 0-0으로 비겼다. 특별 유니폼이 매진돼 추가 발주를 했는데 이 역시 완판됐다. 경기 전 "너무 많은 것을 준비했는데 팬들이 즐기지 못할까봐, 정성을 엄청 들였는데 만족을 못할까봐 걱정"이라던 프런트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들은 하반기 새로운 이벤트를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mi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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