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中 화웨이 힘겨루기…5G 장비에서 OS까지 파장 커지나?

등록 2019.05.25 10:34: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 브리프 통해 현황 및 영향 분석

"5G통신장비, 스마트폰 공급망에 영향 미치며 큰 파장 예상"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소니 퍼듀 농무장관(왼쪽) 등과 함께 미국 농민과 목장주들을 지원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과 목장주 등에 대한 160억 달러(19조640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발표했다. 2019.05.2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소니 퍼듀 농무장관(왼쪽) 등과 함께 미국 농민과 목장주들을 지원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과 목장주 등에 대한 160억 달러(19조640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발표했다. 2019.05.24.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5G 장비는 물론 스마트폰, 반도체, 운영체제(OS) 등에도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국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외국 정부·외국 민간기업이 설계·개발·공급하는 ICT 기술·서비스 거래를 금지했다. 지난해 8월 연방정부와 공공기관에서 화웨이 장비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후 민간기업까지 확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까지 언급하며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미 상무부는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포함했다.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가 미국 기업에서 부품 등을 구매하려면 미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다만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가 광범위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며 기존 네트워크 운용·보수·점검과 SW 업데이트에 한해 미국산 제품 구매를 허용했다. 화웨이가 현 고객사에 네트워크와 장비 신뢰성을 유지하도록 미국산 제품 구입을 허용하되 새로운 제품 제작 목적에서 장비와 부품을 구매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했다.

◇세계 5G 망 구축 지연 가능..국내선 LGU+ 영향 주목

26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ICT 브리프'를 통해 5G 장비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반도체, 소프트웨어 및 기타 서비스 등에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5G 장비 선도 기업인 화에이에 대한 핵심 부품공급 차단은 글로벌 5G 구축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 기지국에 사용하는 미국산 반도체 칩에 대한 대체재 부족이 예상되며, 전 세계 화웨이 공급망에 속한 기업도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핵심 부품 상당수를 퀄컴·브로드컴(통신 칩), 인텔·오라클(통신 기지국 장비 및 소프트웨어)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통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선정한 LG유플러스의 5G 구축 사업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계획은 변함이 없으며 아직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국내 5G 장비 공급 차질로 이어지고, 화웨이의 재고 및 LG유플러스의 통신 장비 발주 계약, 기지국 설치 계획 등을 고려해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5G 장비 공급 차질 등에 대비해 핵심 부품 재고를 상당량 축적해 뒀고, 자체 칩 기술을 확보하는 등 자국 업체와 협업을 강화하면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美中 화웨이 힘겨루기…5G 장비에서 OS까지 파장 커지나?


◇인텔·퀄컴 등 반도체 업계 동참...화웨이, 자체 AP·모뎀칩으로 스마트폰 제작

인텔·퀄컴·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은 잇따라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 인텔·퀄컴 등이 칩 공급을 중단하면 화웨이는 자체 AP 및 모뎀칩으로만 스마트폰을 제작해야 한다. 사실상 화웨이가 독자적인 칩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선 대만 TSMC 등과 원활한 생산 계약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되면 스마트폰 시장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중 대립이 격화되며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올해 1억5600만대, 2020년 1억1960만대로 각각 24%, 23%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제재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예상 출하이 올해 2억4110만 대, 2020년 2억 6160만대라는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다만 세계 2위 화웨이의 입지 약화로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8000억원~1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애플의 경우 ZTE 제재, 멍완저우 화웨이 CFO 체포 당시와 같이 중국 내에서 아이폰 불매 운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고, iOS 와 안드로이드 시장이 별개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수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예정인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 출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화웨이·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LG 이노텍 등도 영향권에 있다. 

◇구글 "화웨이와 안드로이드 포함 지원과 협력 중단 검토"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에서는 구글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구글과 사업이 중단되면 사실상 화웨이는 공개 버전 안드로이드만 사용할 수 있으며 구글맵·지메일·유튜브 등 구글이 운영하는 앱 접근이 불가능해진다. 다만 안드로이드 OS, 보안 업데이트 제한 등 이미 구글 모바일 앱이 금지돼 있는 중국 영향은 미미하다.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성장 폭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무부가 유지·보수 업데이트, 기술적 지원을 위한 임시면허 발급을 허용하면서 90일 간의 유예 기간 동안 구글 OS 사용은 가능하다.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 주요 기업이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으며 5G 통신 장비, 스마트폰, 반도체 등 관련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반면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 격화가 중국 산업의 자급자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 가속화로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과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첨단기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우리 정부와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은 화웨이 양대 사업인 5G 통신 장비와 스마트폰 공급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이어 "정부는 시나리오별 영향을 면밀히 예측·분석해 치밀한 대응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양국의 정책 변화와 대응 전략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만큼 실시간 모니터링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새로운 경제·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