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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화학·SK이노 싸움에 국익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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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24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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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산업부 기자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은 배터리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가진 거라곤 사람뿐인 자원빈국 한국의 기업들이 일찍부터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어 공을 들였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순위에서 LG화학(10.6%), 삼성SDI(3.0%), SK이노베이션(1.9%)이 각각 4위, 6위, 9위로 한국 기업 3곳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로 기대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해외에서 '집안싸움'을 벌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배터리 시장 차기 격전지로 꼽힌다. 양측은 연일 반박에 재반박문을 공개하며 감정다툼으로까지 번졌고 결국엔 해외 소송전으로 치달았다.

LG화학은 2017년 이후 백명 가까운 직원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면서 핵심 기술이 유출됐고, SK이노베이션은 정당한 인력 스카우트로 기술유출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시시비비는 가려져야 하고 기업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사의 이익을 위해 어떤 전략도 취할 수 있다. 또한 선의의 경쟁은 장려된다.

그러나 양사가 국외 소송전을 벌임에 따라 해외 경쟁사로의 기술유출이라는 파국을 맞을지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영업비밀 유출이 있었는지를 따지려면 두 회사 모두 배터리 관련 기술자료를 제출하고 해당 기관의 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과 일본은 무서운 기세로 앞서고 있다. 더군다나 국내 3사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1위 중국 CATL(23.8%)는 물론 2위 일본 파나소닉(22.9%), 3위 중국 BYD(15.3%) 등에도 못 미친다.

정부의 전폭적인 보조금 지원과 대규모 시장을 확보한 중국, 앞선 기술력과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국이라는 강점을 지닌 일본은 국내 기업이 전력 질주를 해도 상대하기가 만만찮다. 때문에 국내 기업끼리 싸움을 하다 경쟁국인 일본 중국 등만 유리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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