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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콘서트의 증명···트와이스·서울재즈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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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26 22: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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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JYP엔터테인먼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콘서트에서 가수의 성숙을 발견한다. 음반은 완벽하게 짜여 있고, 예능 프로그램은 끼와 매력 위주로 편집되니 콘서트장이야말로 가수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는 자리다.

26일 오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귀엽기만 한 그룹 '트와이스'는 잊혀졌다. 상큼발랄한 '치어 업'은 강렬한 록 버전으로 편곡됐다. '터치다운'에서 멤버들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헤드뱅잉'을 했다. '아이돌 그룹 콘서트의 성지'로 통하는 1만석 규모의 체조경기장에 입성할 만한 압도감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2015년 10월 데뷔한 트와이스는 자타공인 국내 톱 걸그룹.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톱 그룹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귀엽기만 할 수는 없는 법. 최근 발표한 신곡 '팬시'에서 트와이스가 섹시함을 뽐내자, 일부에서는 "트와이스마저 섹시함으로!"라고 한탄했다.

그러나 섹시는 트와이스의 돌파구가 아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만 해도 평타를 칠 그룹이지만, 그 지점에만 서 있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붉은 색을 입고 관능적인 몸짓을 선보인 '스트로베리', 사나·다현·쯔위 유닛의 비욘세 '댄스 포 유' 댄스 커버 무대는 섹시함의 절정이었는데, 전류는 관객들의 몸이 아닌 마음에서 나왔다. 트와이스 세계의 자전축은 변한다. 그렇게 성숙하고 발전한다.

일본에서 트와이스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도쿄에서 만난 황선혜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비즈니스 센터장은 '캬리 파뮤파뮤 현상'과 '도라에몽 현상'을 꼽았다.

일본 톱 모델 겸 가수 캬리 파뮤파뮤는 인형 같은 외모와 스타일로 현지 10, 20대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타일은 괴상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하지만 기저에는 귀여움이 깔려 있다. 1970년 후지코 F 후지오 작가가 집필한 단편 어린이 만화에 처음 등장한 도라에몽은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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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쯔위·다현·사나  ⓒJYP엔터테인먼트
일본 학부모들은 딸이 캬리 파뮤파뮤를 따라해도 불안해하지 않고, 도라에몽 전시를 하면 부모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부모도 트와이스를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이날 콘서트를 일본 부모 관객들이 봤으면 놀랐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법하다. 막바지 한일차트를 점령한 타이틀곡 11곡이 메들리로 연달아 울려퍼지는 순간, '아 그 트와이스구나'라고 생각할 테니까.

이번 콘서트 타이틀은 '트와이스라이츠(TWICELIGHTS)'. 다양한 색깔의 콘셉트로 꾸며진 콘서트인 만큼, 트와이스의 매력은 프리즘을 통과한 것처럼 다양하다.

트와이스는 단지 단거리 스프린터가 아니다. 꾸준히 질주하는 마라토너다. 전날과 이날 열린 콘서트는 월드투어의 문을 여는 무대. 6월15일 방콕, 29일 마닐라, 7월13일 싱가포르로 이어진다. 이후에는 북남아메리카 투어도 돈다. 7월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19일 멕시코시티, 21일 뉴어크, 23일 시카고로 이어진다.

'제13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은 꾸준히 성숙하는 음악 축전이다. 초반 이 축전은 제명처럼, 재즈 가수들만 나왔다. 중반부터 대중적인 가수들이 함께 아우르더니,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양한 가수들이 출연하는 페스티벌이 됐고, 가장 흥하는 축전이 됐다.

물론 아이돌도 포함된다. 이번에는 '슈퍼주니어' 규현, '워너원' 출신 하성운이 라인업에 들었다. 이하이는 아이돌 그룹 멤버가 아니지만, 아이돌이 대거 포함된 대형 기획사에 속해 있다보니, 일부에서는 아이돌처럼 취급한다.

여러 멤버들이 함께 노래하고 군무를 추는 것처럼 아이돌이 장르화 돼 버린 한국 음악시장에서, 아이돌의 정확한 기준에 물음표가 찍히지만 이하이는 그 아이돌 범주에서는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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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라 포르투온도 ⓒ프라이빗커브
26일 올림픽홀에서 공연한 이하니는 솔 풀한 보컬에 랩 실력까지 보여줬다. 3년 만인 30일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음악이 고팠던 그녀는, 이날 음악 대식가의 면모를 보여줬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다양한 뮤지션의 공연이 올림픽공원 내 여러 체육관 그리고 88잔디마당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개최 기간인 25, 26일 체조경기장은 트와이스가 선점한 터라, 마치 트와이스 공연도 축제의 하나처럼 느껴졌는데 한켠에서 핑크 마티니의 흥겨운 리듬이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뮤지컬 '애니'의 주제곡 '투마로우'가 그루브 넘치는 흥겨운 재즈 넘버로 다시 태어난 것만 들어도, 이들의 무대를 짐작할 수 있다.

아마 가장 뜨거웠던 무대 중 하나는 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미국 팝밴드 '피츠 & 더 탠트럼스(Fitz & the Tantrums)'의 공연이었을 것이다.

공연 중후반부터 관객들이 몰려 들더니, 끝날 무렵인 오후 7시40분에 공연장이 가득 찼다. 발 디들 틈조차 없는 그곳에서 국내 음원차트도 장악한 대표곡 '핸드 클랩'이 드디어 울려퍼지자 난리가 났다. 듣는 순간, 넘치는 흥으로 박수가 절로 나오는 이 곡으로 공연장을 ‘짝짝짝’ 소리가 가득했다. '핸드 클랩'을 듣는 순간, 넘치는 흥으로 박수가 절로 나온다. 신이 나는 리듬에 어깨가 덩실, 엉덩이는 들썩거릴 수밖에 없다.

전날에는 쿠바의 전설적인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디바 오마라 포르투온도(89)가 노래했다. 우리나이로 아흔살, 노래하는 순간만큼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는 과거에 멈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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