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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국방, 갈등 봉합 위한 첫 회담…초계기 입장차 여전(종합3보)

등록 2019.06.01 20: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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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회담 양국 군사갈등 진정국면 계기 마련

"초계기 근접 위협 비행 관련 솔직한 의견 나눠"

일단 갈등 봉합하고 상호 이해하는 수준서 정리

"우방국으로 국제사회 모든 문제 긴밀히 협조"

"재발 방지 위한 실무적 발전 노력 의견 일치"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6.01.(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6.01.(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싱가포르=뉴시스】김성진 기자 = 초계기 저공위협 비행 이후 한국과 일본의 안보 수장이 처음으로 만나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풀기로 했다. 다만 초계기 사태를 놓고 여전히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려면 양측의 노력이 상당 기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오후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린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과 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3시10분까지 40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일 국방장관회담은 지난해 10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열린 이후 8개월 만이었다.

정 장관은 회담을 마치고 호텔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한국은 초계기 근접 위협 비행과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의견을 나눴다"며 "양국이 긴밀하게 잘 협력하면서 앞으로 향후에는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발전시켜나가자고 하는 데 의견을 일치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인접한 우방국으로서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서 긴밀하게 협조하고 공조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협력하면서 발전시켜 나가자고 하는 데 좋은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 장관은 동북아 지역의 안정적 안보환경을 유지·강화하기 위해서 한·일간 현안의 조속한 해결이 중요함에 공감했다"며 "이를 위한 실무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국방장관은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환경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과정에서 한·일간 국방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환영행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6.01.(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환영행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6.01.(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한일 관계는 지난해 10월 일본이 욱일기 게양 문제로 제주 국제관함식에 불참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초계기로 우리 구축함에 저공 위협비행을 하면서 줄곧 악화일로를 걸었다.

한일 군 당국은 초계기 갈등이 극에 달한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가진 첫 대면회의 이후 꾸준히 양자회담 개최를 논의해왔다.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회의(DTT)에서도 양측은 초계기 갈등 이후 얼어붙은 국방협력 복원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양측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서, 샹그릴라 대화 기간에도 회담 개최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되면서 양측은 상호 입장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갈등 국면을 일단 봉합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에 따르면 회담에서 정 장관은 이와야 방위상에게 우리 함정의 추적레이더 조사(照射·비춤)는 명백한 사실무근임을 직접 설명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P-1 대잠초계기

일본 해상자위대 P-1 대잠초계기

또 문제의 본질은 일본 초계기의 근접위협비행 행태에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CUES'(공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기준)와 국제법의 준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일본 측은 일관되게 자신들이 레이더 조사를 당했다고 주장을 해온 만큼, 이와야 방위상이 정 장관의 설명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야 방위상은 이날 회담 후 자국 기자들과 만나 "레이더 조사 사안에 대한 일본 입장은 지난해 1월 최종입장 그대로"라면서 "진실은 하나밖에 없다"고 밝혔다.

초계기 갈등 당시 일본은 저공 위협 비행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구축함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일본 측은 이날 회담에서 우리 군의 대응 지침에 대해 사실상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우리 군은 지난 1월 주한 일본 무관을 초치해 '3해리 이내에서 일본 초계기의 저공위협비행시 우리 함정과 인원 보호를 위해 추적레이더 조사 전 경고 통신을 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우리 국방부가 4일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동영상에 일본 초계기(노란색 원)의 모습이 담겼다.(사진출처: 국방부 영상 캡쳐) 2019.01.04.

【서울=뉴시스】우리 국방부가 4일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동영상에 일본 초계기(노란색 원)의 모습이 담겼다.(사진출처: 국방부 영상 캡쳐) 2019.01.04.

이와야 방위상은 "해당 (한국군의) 지침도 회담 의제로 삼았다"고 전했다. 

정 장관도 이날 오후 국내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정 장관은 "공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기준을 잘 지켜나가고, 통신 분야를 발전시켜서 앞으로 그런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자는 데 의견 일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측은 각자의 주장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더 이상 이 문제를 표면화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날 '일본 측이 초계기의 저공위협 비행을 인정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되고 못되고 이런 것을 떠나서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초계기 논란이 마무리됐냐'는 질문에도 "마무리가 됐다기보다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앞으로 그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실무적으로 잘 발전시켜 나자가는 데 대해서 의견을 일치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와야 방위상도 "어느 쪽이 양보해서 대답이 나올 상황이 아니다"며 "우리 견해에 변함은 없지만 미래지향적인 양국 방위 관계를 위해 한 걸음 내닫고 싶다"고 뜻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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