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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질병코드'…김병관 의원 "게임사 대표들 목소리 내야"

등록 2019.06.03 17: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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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의료·산업계뿐 아니라 교육·문화계 등도 함께 고민해야"

정의준 교수 "문제 근본 해결 위해선 사회문화적 접근과 연구 필요"

김진욱 기자 "'게임은 나쁜 것' 낙인 찍힐 때까지 업계 뭐했나"

'게임 질병코드'…김병관 의원 "게임사 대표들 목소리 내야"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게임이용장애 질병분류 사안은 게임만의 문제가 아닌 문화콘텐츠 차원에서, 나아가 범사회적 범주에서 모두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3일 서울 삼성동 엔스페이스에서 '격동하는 게임시장, 봄날은 오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진욱 스포츠서울 기자,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박성호 협회 사무총장 등 5명이 패널로 참여했다.

김병관 의원은 "게임을 질병화하는 순간 의료계에서 다뤄야할 문제라고만 생각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의료계, 산업계뿐만 아니라 교육·문화계 등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게임과 웹젠 대표를 지낸 게임업계 친인사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탁해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그간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최근 김 의원은 게임도 문화예술의 한 영역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전에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그 중 제일 약한 고리인 게임이 타게팅돼 이슈가 불거졌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2014년 ICD-11의 디지털기기 과다사용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돼 게임질병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과 발전을 위해 게임업계 대표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나 역시 게임업계 다른 대표들처럼 이러한 문제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젠 나설 때가 됐다. 현업에 종사하는 대표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패널들도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분류 결정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정의준 교수는 “이번 WHO 결정에서 4가지 기준을 두고 측정한다고 하는데, 공통적인 측정방법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럼에도 측정결과를 중독이라고 결론짓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교수는 "만 5년 여간 2000명의 청소년을 추적조사한 결과, 게임이용 시간보다 자기통제력이 문제"라며 "여기에는 학업 스트레스, 가정환경 등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게임을 없앤다고 이런 문제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적인 접근과 더 많은 이용자 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 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일은 게임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작용한 결과"라며 "우리 사회가 학습이나 효율성 면에서 대척점에 놓인 것을 이처럼 마녀사냥 식의 사회적 투사를 한다면 게임 이외 우리가 향유하는 모든 콘텐츠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곽성환 콘진원 팀장은 "특정행동을 병으로 진단하고 아픈 사람을 만들기보다는, 치료에 방점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게임문화 가족캠프' 등 문화행사 등을 적극 추진하며 노력하겠다"며 "현재 전국에 5개의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가 운영중으로, 향후 추가적으로 3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알렸다.     

김진욱 기자는 "의학적 물질작용이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 '나쁜 것'이라고 낙인 찍어놓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질병코드가 필요하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게임은 나쁜 것'이라고 낙인 찍힐 때까지 업계 및 관계자들은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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