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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엑스맨다운 세계관 종결,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

등록 2019.06.0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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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엑스맨다운 세계관 종결,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엑스맨'스러웠다. '엑스맨' 시리즈는 기존의 슈퍼맨, 배트맨, 그리고 MCU의 영화들과 달리 영웅들이 차별과 편견에 고통받는 소수자를 상징한다는 것에서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엑스맨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엑스맨1', '엑스맨2'의 감독을 동성애자이자 유대인인 브라이언 싱어(54)가 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MCU를 포함한 타 히어로 영화들은 히어로가 힘을 얻게 된 이유와 히어로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 그들과 빌런 사이의 치열한 전투신에 집중한다. 하지만 '엑스맨' 시리즈는 '뮤턴트(돌연변이)'라 불리는 영웅들이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는 불완전한 존재로서 겪는 내적 갈등에 방점을 둔다.

이번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엑스맨'의 시작, 그 정신과 결이 닿아 있는 엑스맨 시리즈의 종결판이다. 다크 피닉스가 초월적인 힘을 얻게 되고, 이로 인해 겪는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내내 영화가 전개된다. 동시에 여전히 '돌연변이'라고 불리며, 인간들의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고통받는 히어로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마지막까지도 차별과 편견을 걷어내지 못하는 영화 속 사회는, 소수자들에게 여전히 관대하지 못하고, 그들이 '있는 그대로' 사회에 편입되도록 허락하지 않는 현실 세상을 반영한다.

물론, 히어로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MCU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전투신이 부재한 것은 사실이다. '다크 피닉스'와 그의 힘을 흡수한 외계인 보스와의 대결신은 허탈할만큼 단시간에 끝나 허무함을 안긴다. 외려 최종 전투신이라 할 수 있는 외계인 보스와 다크 피닉스의 전투보다 그 전의 전투신들이 더 강조되는 면은 아쉬운 부분이다. 
[리뷰]엑스맨다운 세계관 종결,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

19년간 사랑받아온 '엑스맨'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이자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엑스맨: 아포칼립스'로 이어진 프리퀄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영화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원작 코믹스의 '다크 피닉스 사가'를 바탕으로 한다. 어린 시절 비극적 교통사고로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진 그레이'는 '자비에 영재학교'에서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게 된다.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그녀는 엑스맨으로 성장해 우주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하던 중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겪는다.

예기치 못한 사고 이후 폭발하는 힘과 억눌려 왔던 어둠에 눈을 뜨게 된 '진 그레이'는 엑스맨의 가장 강력하고 파괴적인 적 '다크 피닉스'로 변하게 된다. '프로페서 X'(제임스 맥어보이)는 물론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마저 능가하는 두려운 존재가 된 그녀 앞에 힘을 이용하려는 미스터리한 외계인들이 나타나 그녀를 뒤흔든다. 지금까지 엑스맨이 이뤄온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가운데, 엑스맨은 사랑하는 친구이자 가장 강력한 적이 된 '다크 피닉스'와 맞서게 된다.
[리뷰]엑스맨다운 세계관 종결,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

영화에는 제임스 맥어보이(40)와 마이클 패스벤더(42), 제니퍼 로런스(29), 니컬러스 홀트(30), 소피 터너(23), 타이 셰리던(23), 에번 피터스(32), 제시카 채스테인(42) 등이 출연한다. 맥어보이는 "오랜 세월 동안 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즐거웠다. 한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배우에게 멋진 일"이라고 밝혔다. 제68회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마이클 패스벤더는 '매그니토' 역을 맡았다.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을 통해 명실상부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제니퍼 로런스는 '미스틱' 을 열연했다. '진 그레이' 역의 소피 터너는 '왕좌의 게임'에 출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예다. '차 여신'이라는 애칭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채스테인은 진 그레이의 내면의 어두운 힘을 발산하도록 유도하는 외계인 '스미스' 역을 맡았다. 홀트는 '비스트', 셰리던은 '사이클롭스'로 분했다.

[리뷰]엑스맨다운 세계관 종결,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부터 '로건', '데드풀' 시리즈까지 다양한 작품에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사이먼 킨버그(46)가 각본과 첫 연출을 맡았다. 음악 감독은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를 비롯해 다수의 수상 기록을 보유한 한스 지머(62)다. 여기에 '아바타'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마우로 피오레(55)와 '덩케르크'로 아카데미 편집상을 수상한 리 스미스(59) 등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킨버그 감독은 무엇보다 사실성을 극대화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 CG를 최소화할 것을 요청했다. 진 그레이와 매그니토가 군용 헬리콥터를 두고 초능력 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 장면의 대부분은 실제 세트에서 촬영했다. 제작진은 중량 1800㎏ 헬리콥터를 케이블에 연결, 2중 크레인으로 공중에서 받치는 작업을 했다. 진 그레이와 매그니토가 힘겨루기를 할 때는 상황에 맞춰 거대한 헬리콥터를 양쪽으로 움직이며 제어했다. 
[리뷰]엑스맨다운 세계관 종결,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포스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성 히어로의 서사를 얼개로 한 영화다. 킨버그 감독은 "여성 중심의 슈퍼히어로 영화가 나와야 할 때였다. 이번 작품은 엑스맨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성 중심의 스토리"라고 밝혔다.  빌런 역시 여성 캐릭터를 우두머리로 한 것은 또 다른 차별점이다. 터너는 "이 영화의 여성 캐릭터들은 모두 강력한 파워를 지닌 캐릭터다. 이번 작품은 주인공 진 그레이를 중심으로 주변 여성 캐릭터와의 관계를 영화 내내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영화 속 여성들은 누구도 남성들에게 굽히지 않는다"고 했다.

탁월한 전투신은 없지만, '소수자·취약계층'을 둘러싼 척박한 환경에 대한 시선은 강렬하게 전달된다. '돌연변이'들 취급을 받는 '엑스맨' 히어로들의 안식처라고 할 수 있는 '자비에스쿨'이 다시 활기를 띠고, 그들이 서로 의지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화합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강한 손짓이다. 6월5일 오후 3시 개봉, 114분, 12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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