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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에너지밸리 순항 속 "입주기업 일감 없다" 한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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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09 08:30:00
2020년까지 500개 기업 유치… 일자리 3만개 창출 목표
현재 360개·1조5020억…전체 57%·206개 기업 투자실행
혁신산단 입주사 '들쑥날쑥' 구매발주에 가동률 20%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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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시스】=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빛가람에너지밸리(Energy Valley) 중심 산단으로 도약하고 있는 나주혁신산단 전경.  혁신산단은 나주시가 사업비 3104억원을 들여 나주 왕곡면 장산·양산·덕산리와 동수동 일원에 179만㎡(54만평) 규모로 2016년 5월 준공했다. 2019.06.09 (사진=나주시 제공)  photo@newsis.com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한국전력이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빛가람에너지밸리(Energy Valley)' 조성사업이 순항하고 있지만, 일부 중소 투자기업들은 '수주 절벽'에 직면해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에너지밸리조성사업은 지난 2014년 한전 본사가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것을 계기로 국가 차원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추진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다.2020년까지 에너지 신산업 연관기업 500개사를 유치해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반영돼 더욱 탄력을 받고 있지만 중소 투자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개 기업 투자 유치' 목표 달성 순항

에너지밸리 기업 투자유치는 2015년 3월9일 보성파워텍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한전과 지자체가 공동 노력해 2015년 77개사, 2016년 100개사, 2017년 103개사, 2018년 80개사 등 모두 360개사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투자협약 누적액은 1조5026억원에 고용창출 기대효과는 9012명에 달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 전력ICT 등의 에너지 신산업 분야가 273개사로 전체 76%를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분야는 고효율 전력기자재 생산기업 등이 차지하고 있다.

투자협약기업의 57%에 달하는 206개사는 투자를 실행, 실질투자로 이어졌다.152개사는 공장을 가동 중이고, 25개사는 공장건설을 진행 중이다. 또 29개사는 용지 매입을 마치고 착공시기를 조율 중이며, 나머지 154개사는 투자협약 이행을 위한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한전과 광주시, 전남도, 나주시가 각각 유치한 35개사와 올 들어 처음으로 투자유치 협약식이 진행된다.

올해 투자유치 협약식은 매년 1분기(1~3월) 때 이뤄지던 것과 비교하면 평균 2~3개월 늦춰졌지만 투자유치 업종의 다변화를 시도한 데 따른 결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까지 체결되면 투자유치 기업수는 총 395개사로 늘어난다. 단순 투자협약으로만 환산할 경우 기업유치 목표치의 80%를 달성하는 셈이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투자유치 협약식은 에너지 신산업 분야 업종유치에 주력한 결과 예년보다 조금 늦어진 감이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1호 산단 '나주혁신산단' 입주기업들 "일감 없다" 한숨쉬는 까닭은

에너지밸리조성사업이 단순한 협약 통계상으로는 순항하고 있지만 실제 협약체결 후 현지 투자 실행을 통해 공장을 가동 중인 중소업체들은 "일감이 없다"며 수주 절벽을 호소하고 있다.

한전이 유치한 전력기자재 제조업체 116개사가 몰려 있는 나주혁신산단의 경우 수주 절벽으로 현재 공장가동률이 평균 20%대까지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기업의 대부분은 변압기, 배전반, 개폐기, 플랜트 등 전력기자재를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이다.

이 업체들이 혁신산단 입주를 결정한데는 내년 2월 말까지 5년 간 '지방 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 제도에 따라 한전은 '제한경쟁 입찰방식'을 적용해 변압기 등 15개 품목에 대해 연간 최대 20%까지를 에너지밸리 중심산단인 나주혁신산단에 입주한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해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은 한전과 지자체가 에너지밸리 기업 유치를 위한 유인책으로 활용해 오고 있는 가운데 한전의 경우 입주기업에 대한 물량 배정을 2017년까지 10%대에 머무르던 것을 이후 20%까지 점차 확대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전이 혁신산단 입주기업들과 체결한 구매계약은 2016년 100억원, 2017년 915억원, 2018년 1219억원, 2019년 5월 기준 346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혁신산단 입주기업협의회에 따르면 분기별 구매물량이 균등하지 않고 특정 분기에 '일감 몰아주기' 식으로 물량이 발주되면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력업계에서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물량 몰아주기는 부작용이 많은 줄 알면서도 오랜 관행으로 이어져 오면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구매 쏠림현상에 따른 대표적인 부작용은 인력 수급으로, 생산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추가 인원을 현장에 배치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매우 큰 실정이다.

일감이 급격히 증가할 때는 인원을 추가 고용해야 하지만 일감이 뚝 끊길 경우 이미 채용한 인원을 자유롭게 해고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납품 기일을 못 맞출 경우에는 '위약금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분기별로 물량이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으면서 구매발주가 전혀 없는 분기에는 수주 절벽에 직면해 공장이 개점휴업 상태까지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산단 입주기업협의회 관계자는 "직원들을 계속 고용하고 공장을 현상 유지하려면 분기별로 균등하게 물량이 발주돼야 하는데, 물량이 뚝 끊기는 분기에는 일감이 없어 직원들이 노는 공장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고, 6개월 장기 휴무에 들어간 사업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혁신산단 운영주체인 나주시 측 관계자는 "입주기업의 애로사항을 취합해 한전에 전달하고, 필요할 경우 3자간 간담회를 통해 연간 발주물량 규모 대비 분기별 적정 물량 분배 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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