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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유진 박, 그를 속여 사리사욕 채우는 자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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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0 18:13:49  |  수정 2019-06-17 09: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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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90년대에는 엄청나게 큰 공연장의 좌석이 다 '솔드 아웃' 됐어요. 많은 팬들로 공연장이 항상 꽉 찼죠. 제가 원하는 것은 다시 공연장이 꽉 차는 거예요."

2017년 1월 만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44)은 부활의 날갯짓을 앞두고 가슴이 부풀어 있었다. 자신을 미국에서 발견한 뒤 한국에서 데뷔시킨 주인공인 매니저 김모 대표를 다시 만나 활동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개는 다시 꺾였다. 유진 박이 김 대표로부터 수억원대의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달 23일 김 대표를 사기,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인권센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유진 박 명의의 제주도 토지를 팔아 4억8000만원을 챙겼다. 유진 박 명의로 약 2억원의 사채를 사용했다. 이 외에도 유진 박 통장에 있는 돈을 임의로 사용하는가 하면, 출연료를 횡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계적인 음악 명문인 미국의 줄리아드스쿨을 나온 유진박은 여덟 살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이 학교의 예비학교에 입학한 수재다. 열세 살 때 뉴욕 링컨센터 데뷔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로큰롤과 재즈에 관심이 많던 유진박은 열다섯 살 처음으로 전자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다. 1996년 KBS 1TV '열린음악회'를 통해 국내에 데뷔했다.

소니 뮤직과 계약을 맺고 1997년과 1998년 잇달아 내놓은 앨범은 총 100만장 가량이 팔렸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하 공연을 선보였고 이듬해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의 내한공연 무대에도 올랐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지에서 연 공연은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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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전성기의 유진 박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 게스트로 나오고 심지어 1998년에는 미니시리즈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배우 정준호와 함께 주역을 맡기도 했다. 유진 박은 "당시에는 H.O.T., 젝스키스, S.E.S., 핑클, 김현정 등 톱스타들은 다 만나고 다녔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특히 전성기의 유진 박은 파격의 아이콘이었다. 클래식에 록과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섞으며 주목받았다.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너바나'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리트'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1999년 김 대표와 헤어지고 200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고난의 시기가 찾아온다. 특히 2009년 당시 소속사의 감금, 폭행 시비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부산의 곱창집에서 연주를 한 영상이 떠돌아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유진 박의 스케줄 등을 관리하던 어머니가 2016년 초 세상을 떠난 뒤 친척들은 법원에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했으나 무산됐다.

이후 유진 박은 김 대표를 다시 만나 밝은 미래를 꿈 꿨다. 2017년 초 재회한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 자신의 집 인근에 유진 박의 집을 마련, 사실상 같이 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간 유진 박 관련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유진 박과 김 대표는 2017년 5월 방송된 KBS 1TV '인간극장'의 '헤이, 유진' 편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유진 박은 인터뷰 때마다 "원하는 연주를 마음껏 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팬과 이해해주는 매니저가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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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킬리만자로의 표범' 유진박·정준호
하지만 김 대표가 유진 박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중의 배신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밤 11시5분에 방송하는 MBC TV 'MBC 스페셜'은 유진 박을 둘러싼 김 대표의 의혹들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대표와 유진 박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처럼 보였으나 거액의 사채부터 가압류, 고액체납까지 수상한 제보들이 잇따랐다고 했다.

이번 인권센터 고발은 유진 박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MBC가 관련 자료를 인권센터에 제공하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 박은 자신을 매니지먼트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바랐었다. "제가 특별한 아티스트니까, 전에 사장님이 조금만 저를 이해해주면 좋았겠죠. 아티스트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저는 평화롭게 있는 게 좋고, 개성이 있어요."

매니지먼트업계 관계자는 "아티스트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위해주는 매니저를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안타까워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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