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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계 무형문화재급 심형래류, 여전히 통할 것인가

등록 2019.06.10 16: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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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TV ‘스마일 킹’

심형래

심형래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내 개그가 지금도 먹힐까?’ 두려웠다.”

개그맨 심형래(62)가 본업으로 돌아왔다.

심형래는 10일 서울 가양동 IHQ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열린 코미디TV ‘스마일킹’ 간담회에서 “그 동안 방송을 오래 쉬었다. 후배 박승대씨는 10년 쉬었지만, 나는 20년 넘게 코미디를 하지 않고 영화계에 있었다”며 “박승대씨가 ‘다시 코미디를 하자’고 했을 때 많이 망설여졌다. ‘내 개그가 먹힐까?’하는 두려움이 컸고, 최신 트렌드도 잘 몰라서 고민했다. 요즘 유튜브 등 채널도 다양해져서 볼거리가 많은데, 내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가서 조금이라도 해가 되면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황현희, 김대범 등 좋은 후배들이 정말 많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공개 코미디는 잘 될 때나 안 될 때나 항상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내가 ‘변방의 북소리’ 등을 할 때는 스튜디오가 넓어서 세트를 크게 짓고, 문짝 부딪히거나 폭탄 터지고, 외줄을 타고 내려오는 등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기에 좋았다. ‘스마일킹’은 형편상 무대가 너무 작아서 어려움이 있다. ‘예전에 한 걸 계속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여기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미흡할 수 있는데,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보겠다.”
박승대

박승대

‘스마일 킹’은 쇼 코미디와 방송 코미디를 결합시킨 프로그램이다. 심형래를 비롯해 박승대(52), 황현희(39), 김대범(40) 등이 침체된 공개 코미디쇼의 부활을 위해 뭉쳤다.

박승대는 ‘스마일 킹’을 ‘백반’에 비유했다. 대중들이 어떤 코미디를 좋아할지 모른다며 “슬랩스틱, 정치 풍자 등 다양한 코너가 필요한데, 대한민국 현실상 그렇지 못하다. ‘스마일킹’은 부족하지만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을 점점 찾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승대는 후배들을 이끌며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쉬지 않고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 생활은 다 접었다”며 “일주일에 하루만 집에 가서 쉬고, 6일 동안은 극장에 매트리스 깔아놓고 잔다. 요즘은 대중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적당히 해서는 개그로 성공할 수 없다. 사법고시, 행정고시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재미만 있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라 철저한 연습과 노력, 분석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황현희(왼쪽), 김대범

황현희(왼쪽), 김대범

황현희는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KBS 2TV ‘개그 콘서트’로 데뷔 후 tvN ‘코미디 빅리그’, SBS TV ‘웃찾사’ 등에서 활약했다. “요즘 코미디 비수기 아니냐. 코미디 부활을 위해 선배들과 의기투합했다”며 “예전의 코미디 향수를 즐기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선보인 말 개그가 아닌, 심형래 선배에게 두들겨 맞는 슬랩스틱 개그를 하고 있다. 후배들이 공연장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코미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귀띔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웃음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전쟁이 일어나는 이라크에도 스탠드업 코미디가 존재하더라. 시대의 흐름은 어쩔 수 없지만, 소재 제한 등은 개그맨들이 떠안고 가야 할 문제다. 공개 코미디 부활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황현의와 동기인 김대범은 “어렸을 때 가장 존경한 심형래, 박승대 선배와 같이 코너를 하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유튜브 ‘대범한TV’를 하고 있는데, 공개 코미디가 부활한다고 했을 때 부정적으로 봤다. 녹화장에 와서 후배들의 눈빛을 보고 반성했다. 유튜브 등으로 인해 공개 코미디가 시시해졌다고 하지만 TV, 영화, 스마트폰 등으로 보는 문화는 따로 존재한다. 재미있게 만들면 시청자들이 다시 TV로 공개 코미디를 즐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몫은 개그맨들에게 있다. 내 자신부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스마일킹' 출연진

'스마일킹' 출연진

‘스마일 킹’은 첫 선을 보인지 두달여 정도 됐지만, 반응은 썩 좋지 않다. ‘개그콘서트’ 방송 시간대(매주 일요일 오후 9시15분)인 일요일 오후 9시에 편성한 탓도 크지 않을까.

오히려 박승대는 SBS TV 예능물 ‘미운 우리 새끼’가 경쟁자라고 했다. “‘개콘’을 노린 게 아니”라면서 “시청률 1등인 ‘미우새’가 ‘스마일 킹’ 때문에 긴장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왜 어려운 시간대에 편성했느냐고 하는데, 어렵고 힘든 시간이 우리에게 가장 큰 행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첫 방송 나가고 많은 질책을 받았다. 조영남 선배가 칠십 넘었는데 이렇게 웃긴 코미디는 처음이라면서 극장을 3번이나 다녀갔다. 방송 시간이 48분인데, 관객들과 소통하는 코미디를 하려다 보니 약간 템포가 늘어졌다. 코너 30개 정도를 계속 검증하고 있고 다다음주부터 박준형, 이동엽씨도 투입될 예정이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더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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