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고졸 취업률 급락, 우린 몰라요"

등록 2019.06.11 08: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안동=뉴시스】 울진 동해안의 숲 속에 자리잡은 한국원자력마이스트고 전경. 2019.06.11 (사진=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제공)

【안동=뉴시스】 울진 동해안의 숲 속에 자리잡은 한국원자력마이스트고 전경.  2019.06.11  (사진=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제공)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전국적으로 직업계고의 취업률이 급락하고 있지만 경북 울진에 있는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는 매년 전원 취업에 가까운 실적을 내고 있어 화제다.

11일 초·중등교육 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직업계고의 2월 졸업생 평균 취업률은 2017년 53.6%, 지난해 44.9%, 올해 34.8%로 매년 크게 낮아지고 있다.

또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직업계고의 지난 3년간 취업률은 각각 67.7%, 64.2%, 55.6%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아 전국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매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의 지난 3년간 취업률은 97.4%, 96.0%, 97.4%로 큰 변화가 없으면서 '거의 100%'를 자랑하고 있다.

더욱이 이 학교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고서도 이같은 취업률을 내고 있는 데에 경북교육청 관계자들도 놀라고 있다.

경북교육청 창의인재과 김정한 장학관은 "악조건 속에서도 이 학교의 취업률이 낮아지고 있지 않은 것도 중요하지만 취업의 질 또한 결코 낮지 않다. 교육계에서도 연구대상"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졸업생들의 취업처 가운데 이 학교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은 한국수력원자력이다. 이 학교는 지난 2016년 18명, 2017년 12명, 지난해 9명을 이 곳에 보냈다. 올해는 '탈원전'의 영향으로 달랑 3명 밖에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이 기업으로의 취업에 전력을 기울여 내년 2월 졸업예정자(80명) 가운데 이미 7명이 이 곳에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이 학교 이유경 교장은 "탈원전 정책이 유지되고 있지만 원전이 있는 가동되고 있는 이상 인력 공급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작년과 같은 상황은 앞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외에 이 학교 올해 졸업생들이 취업한 곳은 한전(7명), 한전KPS(3명), 한국가스공사(1명), 수자원공사(1명), 서울시설공단(5명), 대구도시철도공사(1명), 지역난방공사(1명), 승강기안전공단(1명), 공무원(1명) 등 공기업 및 공무원이 25명으로 32%를 차지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실습중인 전기제어과 학생들. 2019.06.11 (사진=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제공)

【안동=뉴시스】  실습중인 전기제어과 학생들.  2019.06.11  (사진=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제공)

또 삼성전자(14명), 삼성디스플레이(2명) 등 대기업과 국외취업에 성공한 학생이 26명(34%), '알짜 중견기업'에는 25명(32%)이 취업했다. 모두 '좋은 직장'으로 이름높은 곳들이다.

현재 3학년인 내년 2월 졸업예정자도 한국수력원자력 7명, 삼성디스플레이 5명, 포스코 3명, 해외취업(호주) 7명, 산업인력공단 1명, 중견기업 1명 등 25명(33%)의 취업이 확정돼 있다.

이처럼 취업율이 떨어지지 않는 데 대해 이 학교는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고 ▲취업처 다변화에 성공했으며 ▲기업들도 우수한 자원이 이 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을 알고 성적과 무관하게 이 학교 졸업생들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 임종국 마이스터부장은 "신입생 가운데 타시도 학생들이 40% 정도"라며 "이들은 우리학교의 '내실'을 잘 알고 선택하기 때문에 내신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또 "어디에 내놔도 우수한 기능인이 되도록, 전교생 기숙사 생활의 장점을 활용해 수업을 마치면 매일 2시간 동안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함께 영어, 전공 및 직업기초능력 향상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도 기업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경 교장은 "학생과 교사 전원이 모두 기숙사와 사택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사제동행 프로그램이 특히 많다"며 "숲으로 둘러 싸여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라는 점도 인성교육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아이를 우리 학교에 보내기를 주저하던 부모들도 여기에 발을 디딘 순간 맘이 바뀐다"고 말했다.

김정한 경북교육청 장학관도 "이 학교의 취업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본다. 전국 직업계고의 모델이 되고 있다"며 "이 학교가 앞으로도 현재의 취업률 이하로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