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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하나로 시인 논한다?···유종호 '작은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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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2 08: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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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윤동주는 가장 캄캄했던 막바지 일제 식민지 시절, 각급 학교에서 모국어가 금지되었거나 금지되어 가고 있던 '그 전날 밤'에 모국어로 시를 썼다. '남의 나라'라고 시속에서 명기하고 있는 유학지에서도 그는 당연히 모국어를 고집했는데 시인이 모국어 혹은 제1언어 속에서 풋풋하고 밋밋할 수 있는 이상 당연한 일이다. 그는 생전에 유학지인 '남의 나라' 독자를 꿈에라도 상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학평론가 유종호(84)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대한 개인적 체험을 시인 소개와 함께 펼친다.

유 평론가는 "문학은 삶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론적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시적 진실은 문학에서 미학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런데 시는 거대한 진실을 가장 짧은 형태에 담은 문학 장르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 포프의 '미래를 모르는 다행이여!'라는 재치 있는 외침, 영웅의 몰락과 참새의 추락을 대비시킨 짧은 은유들은 거대한 역사의식이 체득돼 있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표현들이다."

시는 문학에서 가장 짧은 장르다. 그래서 더 문학적 진실의 정수가 녹아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백석과 상호 텍스트성, 윤동주와 '창조적 배반', 루크레티우스와 시의 역사적 진실, 하기와라·사쿠타로와 번역시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통해 자신을 매혹시켰던 시인과 문학적 진실을 논한다.

"서정시는 대체로 삶에서의 순간적 감개나 상념의 언어조직인 경우가 많다. 물론 삶이란 큰 흐름의 일환인 이상 짤막한 순간도 삶 전체를 반영하게 마련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세칭 영감이나 통찰 경험이란 특권적 순간의 경험 조직을 근거로 해서 시인의 삶이나 문학을 대표하게 한다는 것은 적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사의 특정 시기 특정 정황 속에서 시인이 토로한, 가령 슬픔의 표현을 그가 평생 동안 유지했던 일관된 삶의 태도라고 한다면 어폐가 없다 할 수 없다."

"모든 예술은 음악의 상태를 동경한다는 말이 있다. 음악 상태로의 근접도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상실의 분량은 커질 것이요 그 역도 진일 것이다. 그러나 크게 보아 번역을 통해 시가 사라진다는 것은 시 독자의 보편적 경험에 부합할 것이다." 368쪽, 1만5000원, 민음사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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