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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끝' 당내 시험대 오른 황교안…'파워게임' 이겨낼까

등록 2019.06.1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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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에 의원들 탈당설, 지도부 공개비판까지

홍문종 "참을 만큼 참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김진태·김문수·장제원, '지도부 리더십' 잇따라 지적

黃 신중 대응…"의견 종합해 함께 가는 당 만들겠다"

전문가 "총선 사활 걸려면 가혹한 인적 쇄신 불가피"

"친박계 물갈이 예고에 총선용 본격 파워게임 시작"

【광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여 땀방울을 닦으며 한숨을 돌리고 있다. 2019.05.18.  pak7130@newsis.com

【광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달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여 땀방울을 닦으며 한숨을 돌리고 있다. 2019.05.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정치 신인'임에도 제1야당 수장에 오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 100일이 지나는 시점에 '탈당설'과 '지도부 정면비판'에 직면했다. 총선을 10여개월 앞두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황교안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지난 8일 애국당이 서울 광화문에서 주최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참을 만큼 참았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幾千名)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과 정태옥 의원의 탈당설도 불거진 상태다.

지도부를 향한 날선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파들 사이에서 대표가 사과를 너무 자주한다는 우려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말이 많이 나오느냐는 질문에 "상당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좀 더 화끈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다"고 불만을 전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의 자업자득이다. 결자해지해야 할 차례다"라며 "최선봉에서 앞장서서 한국당의 반 문재인 투쟁을 진두지휘하다가 죽을 각오를 해야 산다"라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도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제왕적 당대표제',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싸울 때 사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라며 대놓고 지도부를 공격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조원진(오른쪽부터) 대한애국당 대표와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석방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3.10.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조원진(오른쪽부터) 대한애국당 대표와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3월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석방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3.10.  [email protected]


황 대표는 취임 후 패스트트랙 정국과 장외투쟁, 민생대장정을 이끌며 당을 결집시켰다. 정치 경험이 없어 미숙할 것이란 일반적 예측에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유력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는 등 당대표로서 허니문 기간을 비교적 잘 넘겼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나면서 당내에서 리더십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당내 기류 변화는 최근 한국당 지도부가 '친박계 물갈이'를 언급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대안도 없이 기약 없는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한몫했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신상진 위원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 20대 공천은 '막장 공천'이라 불리는 비공감 공천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며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특정 사람 심기나 계파 갈등에 의한 공천이 아닌 룰에 입각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작업해 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탄핵 정국의 책임을 물어 대대적인 '친박 물갈이 공천'을 공언한 셈이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30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무기명 투표 결과, 정개특위 재적위원 18명 중 자유한국당 6명을 제외한 여야 4당 소속 12명의 찬성표로 패스트트랙이 지정됐다. 사진은 심상정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 2019.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지난 4월30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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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탈당설과 당내 반발에 대해 현재까지 황 대표는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홍 의원의 탈당 시사 발언에는 "당내 분열은 없다"라고 잘라 말하는 한편 "진의가 뭔지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라고 밝혔다.

김문수 의원의 비판에는 "우리가 이기는 길로 가겠다"며 "이 정부의 폭정을 그냥 놓아둘 수 없다. 반드시 폭정을 막아내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지키는, 이기는 길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장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의견들을 잘 종합해서 함께 가는 당으로 만들겠다"라고 반응했다.

이에 대해 장성호 건국대 행정대학원 국가정보학과 교수는 "한국당이 탄핵정당이다 보니 총선에서 사활을 걸려면 가혹하게 인적 쇄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친박 물갈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사태를 예단한 일부 의원들 사이에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당내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이럴수록 총선까지 황 대표가 어떤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고 갈지가 중요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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