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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별세-다뉴브 참사 잇단 막말…"선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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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2 16:31:00
이희호 여사 별세 대해 폄훼성 주장 등 나와
기존도 망자 대한 막말 논란 여러 차례 있어
유튜버 노출 사건, 세월호 참사 관련 막말 등
다뉴브 참사 관련해선 "시체○○" 등 게시물
"최소한 존중 무시…기본원칙 지켜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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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영부인 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19.06.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고가혜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여성·평화운동가인 이희호(향년 97세) 여사가 지난 10일 숙환으로 별세한 이후 망자에 대한 막말이 계속 나와 비난을 사고 있다. 

12일 온라인상에는 이 여사의 이력을 토대로 고인을 폄훼하는 방향의 주장이 담긴 게시물 등이 다수 발견됐다.

수능 만점자로 알려진 서울대 학생이 페이스북에 이 여사의 여성운동 등 이력을 바탕으로 '○○대장'이라고 지칭하고 고인을 폄훼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글을 올린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의 대모", "여성운동 한다는 ○이 친북질을 하나", "이희호 때문에 남녀갈등이 심화됐다" 등의 온라인 게시물이 나타났다. 심지어 "잘 ○○다" 등의 입에 담는 것 자체가 거북한 글들도 보인다. 아울러 고인의 이름을 따 '희○호○' 라고 지칭하면서 비방성 언급이 포함된 게시물들도 다수 올랐다.

이 같은 막말 글 일부는 남성 사망에 대한 여성의 조롱성 발언에 대한 반대 입장에서 제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이 여사가 여성가족부 출범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거론하고 비방성 표현을 내놓는 식이다.

이번 논란 이전에도 망자에 대한 조롱 발언이 사회적으로 부각된 사례들은 다수 있었다. 비방성 발언은 젠더 갈등, 정치적 성향 등을 배경인 경우가 대다수다.

지난해 유튜버 양예원씨 노출 사진 유포 사건 수사 과정에서 투신해 사망한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에 대한 막말이 비교적 최근의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다.

당시 정씨 투신을 두고 일부 여성 커뮤니티 등에서는 "○○하다"는 표현이 담긴 조롱성 글들이 다수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다. 이 문구는 2013년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투신을 희화화한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망자에 대한 폄훼성 발언이라는 측면의 유사 사례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막말 논란 등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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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헝가리)=뉴시스】추상철 기자 =침몰 유람선 선체 인양이 시작된 지난 11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에서 헝가리 구조대가 선체 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19.06.11.    scchoo@newsis.com
나아가 이번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해 12일 오후 기준으로 22명의 한국인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된 것과 관련한 폄훼성 발언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시체○○", "놀러간 거니까 헝가리 애들에게 돈 타라", "세월호보다 보상금 빵빵하게 나오겠다 부럽다" 등 세월호 참사에 빗대어 실종·사망자와 유족들을 조롱하는 글들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전문가들은 망자에 대한 막말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한국 사회가 '배타성', '극단성'을 띠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정 사안이나 고인의 행적에 관해 누구나 자유로이 각자의 주장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지 않다. 하지만 표현과 방식, 내용을 봤을 때 이 여사에 대한 일부 논란이 되는 게시물 등을 긍정적인 방향 의견제시라고 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태형 심리학연구소 함께 소장은 "이 여사의 이력을 언급하면서 폭언을 하는 등의 게시물에는 여성에 대한 반감 심리를 표현하면 지지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담긴 듯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뉴브 참사 막말 논란 등에 대해 "폭언을 거침없이 퍼부으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은 극단을 넘어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모두 무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념적 차이가 있어도 망자에 대해서는 우선 명복을 구하는 것이 사회적 관습인데, 기본적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대립이 도를 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성찰하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라며 "지금 방식의 소통이 아니라 한 단계 나은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s.won@newsis.com,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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