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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日, 위안부 무한책임 가져야"

등록 2019.06.12 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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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서 '한반도 신시대와 동아시아의 공생' 강연

日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의 '무한책임' 표현 인용

"패전국, 상처준 자에 항상 사죄 마음 갖고 있어야"

【서울=뉴시스】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오후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경영관 용재홀에서 ‘한반도의 신시대와 동아시아의 공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9.06.12. (사진 = 연세대학교 제공)

【서울=뉴시스】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오후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경영관 용재홀에서 ‘한반도의 신시대와 동아시아의 공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9.06.12. (사진 = 연세대학교 제공)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72) 전 일본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인들이 무한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한반도의 신시대와 동아시아의 공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2015년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순국선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바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 일로 일본 내 언론에 비난을 받은 것과 관련해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는 무한책임이라는 말을 했는데, 패전국은 전쟁에 의해서 상처를 준 사람들 또는 식민지분들에게 그분들이 더이상 사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때까지 항상 마음 속에 사죄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무소 앞에서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옥사하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일본 전 총리가 왜 사죄하느냐 무릎 꿇느냐는 (일본 내) 분노는 잘못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고 표현된 것에 대해서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우치다 타츠루 선생의 표현같은 생각을 일본이 항상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위안부 여러분들도 (일본의 사죄하는 마음을) 이해를 했다고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는 데 대해선 "한국 입장에선 납득되는 발언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일왕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왕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실례라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일본에 방문했을 때 아키히토 일왕이 '우리로 촉발된 사태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통석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일본에서 고통받은 분들에게 진정한 사죄를 표명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위안부 문제 외 북핵 문제 등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일제 강점기 징용문제에 대해서는 "1991년 야나이 슌지(柳井俊二)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이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이 부분은 어떤 의미에서 정부의 공식견해였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견해가 어딘가에서 사라졌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고 했다.

핵미사일 개발 등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애시당초 일본의 책임이 있는 남북분단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앞으로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입장"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 전체가 비핵화되는 것이고,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비판하면서 "일본이 앞으로 미국이나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대국이나 패권을 목적으로 할 게 아니라, 중견국가로 어떻게 세계에서 존경받는 국가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날 강연회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저서 '탈대일본주의'의 한국 출간을 기념해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이경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부총장 등이 자리했고 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 이후에는 하토야마 전 총리와 학생들 간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2009년 제93대 일본 총리를 역임했다. 총리 시절 부인과 노모가 한류 팬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는 등 한국에 호의적인 일본 정치인으로 알려져있다. 총리 퇴임 후에도 꾸준히 방한하며 한일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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