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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평화' 역설한 文대통령…'新한반도 체제' 구상 연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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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2 19:51:25
"일상 바꾸는 적극적 평화…국민 속에서 평화 희망 자라길"
적극적 평화, 능동적 새 질서 강조한 신 한반도 체제에 뿌리
靑 "국민 참여 없는 통일론에 한계…연설 배경에 깔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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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노르웨이)=뉴시스】전신 기자 =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2019.06.12. photo1006@newsis.com
【오슬로(노르웨이)·서울=뉴시스】안호균 김태규 기자 =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소극적 평화에서 벗어나 적극적 평화로의 인식 전환을 강조한 것은 3·1절 기념사에서 천명한 '신(新) 한반도 체제'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스스로의 능동적 평화 질서로 새 100년의 운명을 개척하자는 '신 한반도 체제'에 걸맞도록 평화에 있어서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강조 한 것이다.

신 한반도 체제는 '신 베를린 선언'을 확장·발전시킨 새로운 한반도 평화 구상이자, '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제시한 국가통치철학이며, 국가비전의 최상위 개념이다.

과거 100년이 열강들의 침탈, 일제강점, 전쟁과 분단, 냉전으로 이어지는 등 국제질서의 틀 안에서 끊임없이 타자로부터 강요받아온 역사였다면, 새 100년은 남북이 주도적으로 새롭게 한반도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신 한반도 체제'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국민의 힘으로 평화를 만들어 온 노르웨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혜를 배운다"며 노르웨이의 사례를 통한 적극적 평화 개념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의 세계적 평화학자 요한 갈퉁의 '평화학 이론'을 거론하면서 "요한 갈퉁은 평화를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며 "직접적 폭력이 없는 소극적 평화와 구조적 갈등요인을 찾아 해결하는 적극적 평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갈등의 가장 큰 요인은 서로 간 적대하는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구조적 갈등을 찾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멈춘 현재의 상황을 일시적인 소극적 평화의 상태로 보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극적 평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날 연설에서 강조한 적극적 평화는 우리 주도의 새 질서를 강조한 신 한반도 체제와 핵심 메시지가 맞닿아 있다.

이는 또 '신 한반도 체제' 구상을 보완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기고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FAZ 기고문에서 "남북 문제는 이념과 정치로 악용되어서는 안 되며, 평범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며 항구적 평화에 대한 개념을 규정했다.

문 대통령이 기고문에서 규정한 항구적 평화란 남북 간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병충해·산불·조업권 위협 등 분단 상황이 만든 구조적인 갈등을 극복하는 것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바로 항구적 평화"라며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평화를 넘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한 평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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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노르웨이)=뉴시스】전신 기자 =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2019.06.12. photo1006@newsis.com
이러한 문 대통령의 인식은 이날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 녹아 나왔다.

문 대통령은 "평화가 내 삶을 나아지게 하는 좋은 것이라는 긍적적인 생각이 모일 때, 국민들 사이에 이념과 사상으로 나뉜 마음의 분단도 치유될 것"이라며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커다란 평화의 물줄기도 더욱 힘차게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란 거대 담론 속에 추상적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있는 구체적인 것으로, '평화가 직접적으로 내 삶을 바꾼다'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항구적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신 베를린 선언', '한반도 운전자론' 등으로 한반도 평화 구상을 선언적으로 제시해 왔다면, 국민 삶을 바꾸는 실질적 평화 실현을 통해서 진정한 평화가 완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이날 "평화가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때,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일상 속 적극적 평화의 개념을 가리켜 '국민을 위한 평화(Peace for people)'라고 이름 붙였다.

문 대통령은 "갈퉁 교수가 지적한 대로,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인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는 이것을 국민을 위한 평화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국민들이 과거 마주한 환경문제를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 끝에 오염물질의 해양투기를 강력 규제한 '오슬로 협약(1972년)' 체결을 이끌어 낸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있다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과거 동독과 서독이 화재·홍수·산사태·전염병 문제 발생 때 '접경위원회'를 통해 대처한 것을 언급하며 "이러한 선례가 한반도에도 적용돼 국민들 사이에서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이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권의 통일론은 색깔론을 넘어설 수 없다며 국민이 먼저 평화를 꿈꾸고 통일 논의에 참여하게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또 남북 간 갈등으로 국민이 피해 보는 일부터 해결하겠다는 얘기들을 했는데, 이런 생각들이 오늘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의 배경으로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ahk@newsis.com,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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