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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희호 서거에 조전만…"예우하되 南 접촉 시기상조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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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2 17:56:47
北, 南에 불만 표출하며 접촉 중단 상태
조문단 파견 시 행보 '정치적' 주목돼
협상 기싸움 속 불필요한 해석 차단 의도
"北, 한미정상회담 지켜본 뒤 입장 정리"
"로열패밀리 김여정 통해 예우는 최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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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상주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문한 이희호 여사.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조문왔던 고(故) 이희호 여사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대신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 명의의 조전과 조화를 전달하는 것으로 예우를 표했다. 대미 협상에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남측과의 접촉이 정치적 메시지로 읽히는 상황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12일 오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김 위원장 명의의 조전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김 제1부부장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까지 와선 전달할 계획이니 남측에서도 '책임 있는 인사'가 나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희호 여사 서거 직후 전례에 비춰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할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북한은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기남 당 중앙위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고위급 인사 6명으로 조문단을 꾸려 남측에 파견했다.

게다가 이희호 여사는 지난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처음 방북한 것을 시작으로 총 4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특히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 사망 당시 북한을 방문해 상주인 김 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한반도 정세에 비중을 둔 결정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측과의 접촉을 중단한 상태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는 4개월째 열리지 않고 있으며,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공동 방역 제안에도 회신이 없다.

한편으로는 관영매체와 선전매체를 통해 연일 남측이 '외세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음에도 남측이 국제사회 대북제재 공조를 이유로 호응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며 대남 강경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물론 북한은 지난 11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남측 당국과 손잡고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시려는 최고령도자의 결심은 지금도 확고부동하다"며 교착 국면에서도 관계 개선 의지는 퇴색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은 남측과의 접촉이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남측과의 접촉은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남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거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조문단이 남측으로 와서 활동하게 되면 행보가 주목될 테고, 한편으로는 이들이 남측 주요 인사를 접촉하게 될 경우 '원포인트' 남북 대화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북한은 이러한 상황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생각인 거 같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이는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이 부분에서 진전이 있기 전까지는 남측과의 정치적 행보는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며 "북한은 이달에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오는가를 지켜본 다음에 남측과의 접촉을 재개하든, 아니면 더 강도 높은 요구를 하든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실장은 아울러 "김여정은 지난해 특사로 방문한 바 있고, 또 북한의 로열패밀리로서 상징성이 크다"며 "한반도 정세를 염두에 두되 김정일 위원장 사망 때 조문을 하러 갔던 이희호 여사의 서거에 대한 예우를 최대한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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