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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조례 제정 놓고 서울시 공무원-무기계약직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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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7 05:30:00
서울시의회, 무기계약직 직원 처우 개선 조례 제정 추진
서울시 공무원들, 무기계약직 통제 불가능해진다며 반발
박원순 전국서 무기계약직 첫도입…갈등심화에 고민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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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무직지부 관계자들이 10일 제287회 정례회 개회식이 열린 서울시의회 앞에서 공무직 처우개선을 위한 조례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19.06.10.   bluesoda@newsis.com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시의회가 무기계약직(상시적·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며 서울시와 기간을 정하지 않은 노동계약을 체결한 공무원이 아닌 노동자, 공무직으로도 불림) 직원의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려 하자 서울시 공무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무기계약직에게 특혜가 주어지고 자칫 지위가 역전될 우려까지 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집단 반발하자 2011년 취임 후부터 줄곧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에 앞장서왔던 박원순 시장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이번 사안의 발단은 서울시의회의 조례안이었다. 서울시의회에서 절대 다수 의석(110석 중 102석)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말 '서울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발의했다. 공동발의의원이 11명, 찬성의원이 33명으로 발의와 찬성에 참여한 의원으로만 의결정족수에 근접할 정도다. 민주당의 조례 제정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례안은 이달 3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됐다. 조례안 심사가 임박한 것이다.

시의회 민주당 김용석 대표의원은 "무기계약직은 상·하수도 정비, 도로 보수, 시설물 관리, 의료폐기물 청소 등 어렵고 힘든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이며 공무원의 업무지시에 따라야 하는 상대적인 약자"라며 "이번에 발의된 조례는 공공연한 차별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고통 받고 있는 무기계약직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조례 제정을 위한 사전절차인 공청회를 개최한 뒤 8월 열릴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안에 민주당을 견제할 세력이 사실상 없는 만큼 조례안 통과는 확정적이다.

조례안 핵심내용은 ▲상시적·지속적 업무가 신규 발생한 경우 공무원보다 무기계약직을 우선 채용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비해 보수·복무 등 노동조건에 있어서 무기계약직을 불리하게 처우 금지 ▲공무직인사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무기계약직 노조 추천인을 위원에 포함 ▲무기계약직이 퇴직하거나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퇴직급여 지급 ▲무기계약직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사람이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는 경우 명예퇴직 수당 지급 등이다.

시의회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례안을 발의하자 무기계약직 당사자들은 환영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지역공무직지부는 성명에서 "지자체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애초 공무원이 하기 어려운 일에서 시작된 비정규직 고용, 외주용역화로 인해 생긴 문제"라며 "이제 공무직은 공무원과 다르며 차별받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은 그만하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노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중단하자"고 밝혔다.

반면 서울시 공무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기계약직 직원을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요지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서울시 공무원 노동조합(서공노)은 공무원시험이라는 채용절차를 통해 뽑힌 자신들과 용역업체에서 일하다 들어온 무기계약직간 차별은 엄연히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번 조례 내용이 무기계약직에 대한 공무원들의 복무관리와 업무지시를 어렵게 한다고 강조한다.

서공노는 조례안 중 불합리한 처우 금지, 결원이나 신규업무 발생 시 무기계약직 우선채용, 인사관리위원회에 무기계약직 노조 추천인 포함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서공노는 "지금까지 진행과정은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어마어마한 상실감과 좌절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며 "이미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가 하위직 공무원을 추월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공무원을 배제하고 무기계약직만을 우대하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서공노는 또 "서울시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2018년 12월14일 맺은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의 주요 내용을 공무원과 비교하면 무기계약직 초봉이 9급 공무원보다 22.7%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기계약직의 시간외수당이 2~3배 이상 높고, 퇴직금도 5년 이상 재직시 50% 가산하도록 돼 있다. 그 밖에 연가일수, 군경력 가산, 퇴직휴가 등 대부분의 복지제도가 무기계약직이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며 "특히 특혜성 고용세습(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자의 피부양가족의 요구가 있을 때 그 피부양가족을 우선채용)도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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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6일 오후 서울시 신청사 앞에서 천막 농성하는 서울시 공무직 노동자들. 2019.06.16. daero@newsis.com
이번 사안은 공무원 조직 내부갈등까지 부추기고 있다. 복수노조인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는 조례안 통과에 찬성하며 무기계약직을 지지하는 등 서공노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대 노조간 감정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일선 공무원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시 고위층도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시 고위층은 해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시 고위공무원은 "의회가 조례안 작업을 해서 이만큼 왔으니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게 시장님의 입장"이라며 "공청회가 예정돼있으니 그 때 의견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개는 박 시장에게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박 시장으로선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이라는 시정 운영의 큰 방향을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시정 운영의 주축인 공무원들을 적으로 돌리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박 시장은 무기계약직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 말 공공청사와 지하철역사 등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6200여명을 사실상의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 무기계약직 전환자 전체 인원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놓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번 사안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수년째 노력해왔던 박 시장이 맞닥뜨린 가장 높고 두터운 장벽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 시장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까지 끌어올리긴 했지만 공무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격상시키는 대목에서 기존 공무원 사회의 격한 반발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게다가 박 시장은 국회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직근로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계류 중이다. 2016년 발의된 이 법안에는 서울시 조례 제정안과 비슷한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인사위원회에 무기계약직 노조 인사를 반드시 위촉하거나 명예퇴직 수당 지급 등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상태로 조례가 통과되면 향후 제정될 법률과 서울시 조례가 충돌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무기계약직 관련 정책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의회과 서울시 내부에서도 신중한 반응이 나온다.

김 의원은 "국회는 3년간 잠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직 근로자에 관한 법률을 조속히 제정해 공무직의 안정적인 고용지위 보장과 불합리한 차별 금지의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국회에 촉구했다.황인식 서울시 행정국장은 "국회가 만드는 법과 서울시가 만드는 조례는 법적 체계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상식적 차원에서 법적 정합성을 고려해 조례 제정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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