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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호르무즈 해협…세계가 떤다

등록 2019.06.14 18: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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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원유 해상수송량 3분의1 통과

【서울=뉴시스】이란 인근 호르무즈해협 오만만에서 13일(현지시간) 오전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받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이란 인근 호르무즈해협 오만만에서 13일(현지시간) 오전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받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 한달 사이 유조선이 두차례 공격을 받자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로'로 불리는 호르무즈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이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CNBC와 알자지라, 뉴욕타임스,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은 북서쪽의 페르시아만과 남동쪽의 오만만 사이에 위치한 좁은 수역이다. 해협 북쪽에는 이란이, 남쪽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이 있다.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중동 산유국들이 대양으로 통하는 유일한 해로로 이들 국가는 생산하는 원유(crude oil)와 석유제품(petroleum products) 수송을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에 의지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원유는 2016년 기준 하루 1850만배럴 정도로 전세계 생산량의 5분의 1이자 전세계 해상 원유수송량의 3분의 1 규모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로 일평균 유조선 14척이 호르무즈해협을 오간다.

구체적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이 생산한 원유를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출한다. 세계 최대 액화석유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도 생산한 LNG를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을 거쳐 수출한다.

세계 경제의 젖줄과 같은 곳이지만 폭이 좁고 수심도 얕은 편이다. 폭이 가장 좁은 지점은 너비 33㎞ 정도, 수심이 얕은 곳은 100m에 불과하다. 항해할 수 있는 구역이 한정돼 있는데 대형 유조선은 통상 이란 영해의 수로를 이용한다.

그래서 이란은 자국의 전략적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전략적 카드로 활용해왔다. 이란은 지난달에도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봉쇄하자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미국의 군사력이 이란에 크게 앞서지만 이란이 지형을 이용, 기뢰, 초음속 대함 미사일, 고속정을 이용해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하면 미군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사우디와 UAE 등이 이란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송유관을 건설했지만 소화할 수 있는 규모가 제한적인데다 이마저도 이란의 공격권에 있다. 동부 유전지대와 서부 홍해 얀부항을 잇는 사우디의 송유관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반군의 드론 공격에 노출돼 있다. UAE도 송유관의 종착지이자 석유 저장시설이 위치한 푸자이라항 인근 해역에서 지난달 이란이 배후로 추정되는 상선 사보타주를 받은 바 있다.

사실상 대안이 없는 만큼 이란이 봉쇄를 감행하면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CNBC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13일 브렌트유는 2.23% 상승해 61.31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셰일가스 개발로 수출국으로 전환하면서 봉쇄시 세계경제에 줄 충격을 일정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이란이 지난 2011년과 2012년, 2016년에도 호르무즈 해협를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한번도 이를 실행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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