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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선수 감싼 정정용 감독 "비난은 나에게 해달라"

등록 2019.06.17 09:53:51수정 2019.06.17 10: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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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특별한 시간, 평생 없을 기억"

"다양하게 활동하고 싶어"

【인천공항=뉴시스】최진석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 주장 정정용 감독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국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6.17. myjs@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최진석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 주장 정정용 감독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국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인천공항=뉴시스】권혁진 기자 = 정정용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 패배 후 일부 선수들이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 "선수들은 아직 어리고 유소년이라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그런 것들은 나에게 해달라"고 청했다.

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FIFA U-20 폴란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이강인(발렌시아)의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해도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우승이 기대됐지만, 이후 체력 저하와 잔실수들로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했다.

일부 팬들은 결승전에서 부진했던 몇몇 선수들에게 패배의 탓을 돌리고 있다. 선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악플러들의 욕설로 순식간에 도배됐다.

17일 선수단을 이끌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 감독은 "축구팬으로서 충분히 비난, 비판이 가능하다"면서도 "프로 선수가 되면 감당할 수 있지만 아직 아니다. 건전한 비판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가 지나친 행동들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결승전을 오후 3시 반에 했는데 습하고 더웠다.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전략적으로 가져갔으면 경기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곱씹었다.

【인천공항=뉴시스】최진석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왼쪽부터) 감독과 이강인, 조영욱, 최준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념촬영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19.06.17. myjs@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최진석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왼쪽부터) 감독과 이강인, 조영욱, 최준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념촬영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원했던 트로피는 없었지만 정정용호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으로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의미하는 골든볼까지 수상했다.

정 감독은 "한국땅을 밟으니 실감난다. 국민들이 20세 대표팀을 사랑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결승에서 더 잘했으면 국민들이 더 신나게 즐겁게 응원할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으니 앞으로도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상대 맞춤형 전술은 결승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정 감독은 "많은 것은 아니고 3~4가지 정도다.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했다"면서 "완성도가 높아질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었다. 선수들이 충분히 잘해줬다"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금 이 선수들과 2년을 스페셜하게 지냈다. 같이 고생한 것이 결과로 나타났다. 나와 선수들에게 평생 없을 기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활동한 정 감독은 '유소년 전문가'로 통한다. 정 감독은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뉴시스】최진석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6.17. myjs@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최진석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이번에 우승한 우크라이나 감독도 현 선수들과 5년 이상 했다. 요즘 추세가 다 그렇다. 우리나라도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선수들의) 나이대에는 심리적으로 중요하다."

유소년만 집중적으로 조련하고 있는 정 감독은 조심스럽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아직까진 재미로 보면 애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사명감이 있다"면서도 "다 만들어진 선수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U-20 대표팀과 한국 축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 소홀히 했던 가족들에게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정 감독은 "오늘 내가 (서울에 오라고) 표를 끊어줬다. 학교도 안 가고 온다더라"면서 "가족들이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이야기 한다. 그걸로 충분하다. 365일 다 안 들어가도 이런 걸로 커버가 될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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