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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신수아 "날개야, 아프게 내 살을 뚫고 나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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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9 09:00:14
신곡 ‘이별’
‘서울패밀리’ 보컬로 공인받은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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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신수아가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작업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0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노래를 부를 때, 감정 이입이 되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마음에 와 닿지 않더라고요.”

 가수 신수아가 ‘슬럼프’라는 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 그녀에게 빛을 보여준 것은 이동철 작곡·진시몬 작사의 신곡 ‘이별’이다. 연인과 이별하는 장면을 노래했다. 떠나는 연인을 지켜보는 애절한 마음을 담았다.

애초 남자 가수를 위해 만들어진 곡인데, 안성배 몬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그녀의 보컬에 맞다고 판단하면서 제 주인을 찾았다.

신수아는 자신의 ‘피땀눈물’로 작년 12월 서울 개포동에 마련한 아담한 녹음실에서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노래를 부를 때는 옷의 단추를 헐렁하게 채운 것 같았어요. ‘이별’로 마침내 단추를 제대로 채운 것 같죠. 앞으로 하나둘 더 제대로 채워나가야 하죠. 하하.”

녹음실에 큰돈을 들였는데도 연신 싱글벙글이다. “주머니가 비어가는 대신 미래를 채워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아직 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신수아는 1986년 데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 인기를 누린 그룹사운드 ‘서울패밀리’의 보컬로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1990년대 후반 이 팀의 얼굴이었다.

대학에서 무대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녀의 노래를 들은 주변사람들 모두 ‘가수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기계처럼 잘한다”는 소리를 들은 그녀는 마침내 용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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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신수아가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자신의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녹음하고 있다. 2019.06. chocrystal@newsis.com
서울패밀리에서 내공을 다진 신수아는 2010년 ‘당신이 안성맞춤’으로 솔로 데뷔했다. 꿈을 이뤘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2011년 이탈리아로 유학, 아카데미아 뮤지칼 일 세미나리오에서 공부했다. 국내에서도 백석대 음악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열심히 살았지만 삶에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는 법이다. 어느 순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찾아왔고 노래도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께 슬럼프에 빠졌다.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완전히 갈 길을 잃었어요. 제가 해왔던 일들이 뜻하지 않게 다 없어지는 시기가 있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허무하고 허망하고···.”

 ‘이별’은 그 지난한 방황 속에서 고집스럽게 ‘신수아스러움’을 찾기 위해 작업한 곡이다. ‘지켜야 할 것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부모를 향한 마음이 가장 컸다.

“수많은 기다림, 시행착오, 좌절의 시간 속에 점점 작아지는 제 모습을 보듬어주시는 부모님과 가족의 모습이 보였어요. ‘제가 이렇게만 있을 수는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겪어온 아픔들을 가슴에 묻고 제가 ‘지켜야 할 것 들을 지키기 위해’ 가수생활과 이별을 하려던 차에 만난 곡이 바로 이 이별이죠. 녹음을 하면서 펑펑 많이 울었어요.”

얼마 전 구창모, 김범룡, 임병수, 김민교, 진시몬, 양혜승 등이 소속된 몬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 것이 도움닫기가 됐다. 이미 자신이 겪은 것들을 경험한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합덕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예전의 ‘비타민 신수아’ 모습도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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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신수아가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작업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 chocrystal@newsis.com
이번 싱글에는 ‘이별’ 외에 이 곡과 상반된 밝은 분위기의 ‘탈출’도 실렸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을 찾아 떠나가고 싶은 마음을 노래했다. 두 곡 다 좋은 노래이고 든든한 회사의 지원을 받지만 행사에 치우친 트로트 가수의 영역은 신수아의 매력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다.

신수아가 유튜브 채널 ‘신수아tv’를 활성화한 이유다. 남궁옥분 ‘재회’, 계은숙 ‘기다리는 여심’, 최진희 ‘뒤늦은 후회’ 등 트로트보다 팝적인 성인 발라드로 신수아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하다.

스스로 영상을 편집하고 자막도 단다. 팔방미인인 신수아는 녹음실에서 성인발라드 작사, 작곡 작업도 하고 있다. “유튜브는 새로운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자신했다. 미술을 전공한만큼 자신의 앨범 디자인뿐 아니라 소속 가수들의 앨범 커버 디자인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수아는 강단에 서기도 한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 트로트학과에서 트로트 가수와 편곡자를 길러내는 등 교육자로도 활동해 왔다. 올해 이명열 교수가 학부장인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로 임용됐다.

현업의 분위기를 현장에서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신수아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선배, 나아가 친구 같은 선생님이다. “제자이자 후배들에게 꼭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필드에서 만나자’라고요.”

감히 말하면, 신수아가 슬럼프에 빠져 있지 않았으면 최근 신드롬을 일으킨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의 최종 결과에 변동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미스트롯’ 참가자를 모집하던 시기는 그녀가 세상의 문을 닫아놓았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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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아tv ⓒ몬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미스트롯’에서 우승한 송가인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송가인씨처럼 프로그램에서 주목 받은 분들은 하루아침에 성공한 것이 아니에요. 갑자기 주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항상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날개를 단 것 같아요. 가인씨도 그랬지만 너무 훌륭한 가수들이 많이 가려져 있어요. 다시 ‘미스트롯’을 한다면 저도 기꺼이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재조명되는 트로트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삶의 경험치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이 트로트라고 신수아는 생각한다.
 
“저는 제가 항상 아이돌 음악과 밀접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멀어지고 트로트와 가까워지게 되더라고요. 50대 이상이 K팝 아이돌 이름은 알더라도, 노래는 듣기 힘들잖아요.”

신수아는 이런 트로트 판이 커지기를 바라고 있다. 녹음실을 만든 이유도 불합리한 시장 구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서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후배들이 이곳에서 마음 편하게 노래 연습을 하고 녹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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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신수아가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작업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06. chocrystal@newsis.com
자신이 겪은 인고의 과정이 ‘고마운 성장통’으로 스스로를 단련시켜줬지만, 후배들은 좀 더 수월하게 활동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조금은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조금은 손해 보는 듯 살아왔는데 신뢰와 보상이 따라오더라고요. 인생의 깊이를 알게 해준 지난 시간들이 고마워요.”

노력한만큼 결과가 돌아온다는 것을 믿기에 신수아는 방송, 공연, 강의 만으로도 빠듯한 일상에서 틈을 내 녹음실에서 음악과 매일 씨름한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가요. 그런데 조랑말이더라도 열흘이면 천리를 가요.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지겠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입니다. 남이 달아주는 날개보다는 아프게 제 살을 뚫고 나올 날개를 더 기대해요. 가장 신수아답게 스스로를 채워가고 싶습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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