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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본 이낙연 총리 "긴장감 최고조…관객 휘어잡아"

등록 2019.06.18 0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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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할 정도로 집요…'봉준호가 장르'라는 말 성립"

영화계 독과점 심화 지적엔 "문체부가 고민해보라"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을 찾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관람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학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6.17.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을 찾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관람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학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을 본 뒤 "봉준호 감독은 지독할 정도로 집요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관람 후 가진 호프간담회에서 "주제든, 반전이든, 디테일이든 완전히 관객을 계속 휘어잡는 큰 틀의 구도와 작은 디테일을 다 갖춘 게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과 교수, 한예종 출신의 신인 감독·배우 등 15명과 함께 영화 '기생충'을 관람한 뒤 영화 감상평을 자유롭게 나눴다.

이 총리는 "봉 감독이 도시 속 공포나, 한강의 공포를 주로 다뤘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한 집안의 공포를 다뤘다는 점에서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봉 감독의 영화를 오늘 처음 봤다"며 "다른 작품을 보지 않고 말하기 어렵겠지만 '봉준호가 장르다'는 말이 성립 가능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또 "영화적 완성도가 계급의 문제를 압도하고 있는 걸로 봤다"며 "빈곤한 사람들 모습을 르포하는 것도 아니고, 계급 갈등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적 몰입도를 중요시 한 게 아닌가. 그 점에서 봉감독의 생명력이 굉장히 길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약간 스릴러 영화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 기택(송강호 배우)의 집이 폭우에 잠기는 장면과 관련해서는 "국무회의에서도 얘기했지만 자연재해마저도 약자를 먼저 공격한다. 태풍이 불어도, 폭우가 쏟아져도, 지진이 나도 약자가 먼저 상처를 받는다"며 영화 속 묘사에 공감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낙연(오른쪽 두번째)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을 찾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관람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학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6.17.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낙연(오른쪽 두번째)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을 찾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관람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학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간담회에 참석한 최용배 한예종 교수는 "대기업이 투자배급까지 장악하면서 독과점이 심화돼 그들이 좌지우지 하는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봉준호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그(독과점 심화) 문제는 정말로 문화체육관광부가 고민해 보라"며 "이 영화마저도 그런 트랙 위에 올라가 있지 않나"라고 최 교수의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한편 최 교수는 "영화계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는데 그 부분의 청산도 느슨했고, 정부가 안정적인 비전 제시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어 10년 동안 황폐화된 영화산업을 세우는 게 어려운 과제라고 느껴진다"며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이 총리는 "그런 문제는 그(문체부)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고 쉽게 애기할 수 없다"며 "그거 말고도 할 일이 많은데 다른 일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거다. 더 쳐내기는 어렵다는 제도권 내의 컨센서스 같은 게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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