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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호 KBS관현악단 새 지휘자, 에너지 넘치는 이론과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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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21 17: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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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호 KBS오케스트라 신임 지휘자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U-20 남자 월드컵 팀처럼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KBS 관현악단이 14년 만에 변화를 꾀한다.

신임 지휘자 송태호(62)는 21일 "40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발휘할 것"이라며 "(준우승한) U-20 월드컵 팀처럼 우리도 하나가 돼야 한다. 단단하게 뭉쳐서 'KBS를 빛나게 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우리 대중음악이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지 않느냐. 20년 사이에 이렇게 바뀌었다. 내가 음악을 했을 때는 '미국에 50년, 일본에 30년 뒤진다'고 했다. 젊은 친구들이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관현악단 내부에 들어와서 보니 기량은 뛰어난데, 열심히 안 한다. 밖에서는 처절한데, 안은 따뜻해서 그런지 처절함이 없다. 다그치기보다 칭찬해주면서 한 팀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내 지도력에 따라 단원들이 따라오느냐, 안 따라오느냐 결정되지 않겠느냐. 불협화음 없이 이끌어가면 성공한 것이고, 사측에서도 성과금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송 지휘자는 지난달 21대 1의 경쟁을 뚫고 발탁됐다. 지휘자 공모는 2005년 이후 처음이며, 공개 채용된 것은 김대우(61) 단장에 이어 두 번째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KBS 1TV '콘서트 7080'의 하우스밴드인 7080악단을 이끌었다. 가수 조용필(69)을 비롯해 나훈아(72), 남진(73) 등의 3000여곡을 편곡했으며,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편곡상도 2회 수상했다. KBS관현악단 지휘자로 선정됐을 때 "반신반의했다"면서도 "내가 합격이 된 것은 하늘의 뜻 같다"며 미소지었다.

KBS관현악단은 1961년 KBS경음악단에서 출발했다. 현 단원은 53명이며, 평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조금 높은 편이지만 연주 실력만큼은 뛰어나다. 1TV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2TV '누가 누가 잘하나'에서 활약 중이다.

"일주일에 세 프로그램에서 연주하지만, 다 가수 반주"라며 "우리가 자체적으로 하는 음악회가 없다.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관현악단이 주관하는 음악회를 계획 중이다.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해서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보여주면 대중들에게 사랑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현악단을 이끈지 3주된 송 지휘자는 "일주일 만에 다 파악했다"며 "서울시향에서 좋은 역량을 가진 분들을 많이 영입해서 단원들이 기량은 뛰어난데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KBS 관현악단은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첼로 7명, 비올라 4명이 정식 직원인데, 원래 비올라가 4명이면 첼로도 4명이어야 한다"며 "불필요한 인원이 과하고 구성상 이가 빠진 듯하게 단체가 형성돼 있는데, 사측과 이야기해서 정예 요원으로 만들고 싶다. 단단한 기둥이 하나 세워지면 때에 따라서 객원 단원을 부를 수 있지 않느냐.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원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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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열린음악회'와 '누나구나 잘하나' 녹화 2번, '가요무대' 녹화 3번을 했다. '가요무대'에는 보통 가수 16~17명이 출연한다. "금요일에 사전 연습을 하지만 한번씩만 한다. 두 번 가는 경우가 없고, 사전 연습을 안 하는 사람이 반"이라며 "3분씩만 해도 54분 아니냐. 관현악단이 스트레이트로 음악만 연주한다. 악보를 보고 쭉 연주하는 것은 탁월한 연주 실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극찬했다.

'열린음악회'의 오프닝 변화도 꾀하고 있다며 "대중들이 알지도 못하는 오프닝이 아닌, 익숙한 멜로디로 시작할까 고민한다. 공감대가 생기면 시청자들도 좋아하고, 오프닝 시간이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짚었다.

"내가 외부에서 와서 단원들이 경계하는 면이 없지 않다. 하나라도 단점이 보이면 바이올린, 첼로 연주자들이 서로 눈 마주치며 이야기한다. '기 죽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요무대' 녹화 두번을 마치고 나니 단원들이 조금씩 믿어주는 것 같다. '열린 음악회' 두 번째 녹화할 때 웅산이 두번째 곡 들어가는 시점을 잘 못 찾았다. 네번째 소절에 임팩트를 줄 테니 차고 들어가라고 했다. 멈칫멈칫하다가 두 소절 지나서 노래를 하더라. 관현악단이 60명이 호흡하는데, 연주를 중단할 때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고, 분명한 이유도 있어야 한다. 노래를 시작했으니까 맞춰서 연주하자고 생각했다. 행동으로 보여줬더니 단원들이 '순간 임기응변도 있네'라며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KBS관현악단과 교향악단을 헷갈려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영어 명칭은 관현악단이 'KBS오케스트라', 교향악단은 'KBS심포니'다. "많이 고민했다"며 "팝오케스트라, 팝스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중 내부 의견을 반영해 오케스트라로 정했다. 앞으로 매칭이 잘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관현악단은 홈페이지도 변변치 않고, 유튜브 동영상 하나 안 올라가 있다"며 "비영리단체라서 영리를 목적으로 CD를 제작할 수도 없는데, 1년에 한 번씩 공연 후 라이브 음반을 홍보 자료로 쓰고, 유튜브, 멜론 등에 공개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이 나오니 회사에도 여러모로 좋을 것"이라는 구상도 전했다.

"즐기기로 했다. 옆을 볼 시간이 없다. 음악만 하자"는 자세라면서 "스스로 긴장해서 2㎏ 살이 빠졌다. 계속 농담도 하면서, 이제 단원들도 편해지더라"며 웃었다.

이정호 KBS 시청자사업부장은 "시청자사업부이지만 문화사업부나 다름없다. 국악관현악단은 소외 지역의 초등학교, 양로원 등을 찾아가 음악회를 열고 있다. 현장에서 국악 공연을 하면 정말 좋아한다"며 "앞으로 KBS관혁악단도 시청자들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만큼 큰 성과가 어디 있겠느냐.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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