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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성민 "비열한 악역이라면 모를까, 아주 센 악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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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25 09:08:35  |  수정 2019-07-01 09:59:48
영화 '비스트'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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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사람은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다. 서로 이해관계에 얽히고 대립하는 일이 생겼을때 본모습이 나온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비스트'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는 형사가 등장한다. 무섭게 돌변하는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이성민(51)은 "극강의 괴물이 나올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성민의 배역은 '한수'다.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다. 자신의 극중 캐릭터를 "굉장히 화가 많은 사람"으로 봤다. "직업적으로 흉악범을 많이 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정의로운 사람일 수 있다. 악당들이 이 땅에 발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들을 잡기 위해 편법을 쓰지만, 그것에 한계가 왔다고 느끼고 일을 그만두려는 사람이다. 그렇게 설정했다. 마지막 사건을 맡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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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연기생활을 돌아보며 악역연기의 고충도 토로했다. "배우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갖고 있는 외모, 목소리, 신체 등 하드웨어를 통해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배우의 인원만큼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캐릭터에서 연기가 나오고 살아온 환경, 정서, 감성, 지혜 등이 추가된다. 불변의 것이 하드웨어일 수 있다. 배우는 자기가 생긴대로 캐릭터를 갖고 연기하는 것 같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낼 수 있는 소리를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자신이 없는 부분을 알고 있고, 자신있는 부분이 있다. 자신이 없는 부분을 피하게 되는데, '비스트'에서의 캐릭터는 내가 자신없어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많이 힘들어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악역을 또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 "밝게 즐겁게 연기하는 신이 없다보니 스트레스가 있었다. 대사도 일상적으로 쓰는 어투는 아니었다. 배우로서 자신없어하는 부분을 체험해보게 됐다. 그 경험이 배우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악역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물론 아주 센 악역은 자신없다. 그러나 비열한 악역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겁이 나지만 해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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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스트셀러'(2010) '방황하는 칼날'(2014)을 연출한 이정호(42)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감독과는 벌써 세번째 작업이다. "'모든 신이 상상이상'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체력적·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이 감독이니까 믿고 연기했다. 연출적인 면에서 더 치열해진 것 같다. 악랄한 장면이 많은데 상당부분 편집됐다. 대중적인 측면에서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서는 머리가 복잡했다. 극 초반에 감독과 많이 이야기했다. 편집본을 볼 때 제목이 왜 비스트였는지 느꼈다. '역시 이정호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이성민은 고난도 액션을 선보인다. 유재명(46)·전혜진(43) 등과의 격투신이 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유재명에 대해 "색깔을 많이 가진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나와 비슷한 점도 있는 것 같고, 작업해온 과정도 나와 비슷하더라. 내가 들어갔다가 빠지면서 열어주는 곳이 있으면 알아서 들어왔다. 그런 순간 배우가 느끼는 짜릿함이 있다. 굉장히 지적인 사람이다. 작품 해석에 깊이가 있었다."

전혜진은 "어릴 적부터 연극을 같이 했던 친구"라고 했다. "영화에서 만나면 늘 어색해한다. 가족 같은 관계다. 이번에 치고 받는 신이 많아서 굉장히 걱정했다. 사고가 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전혜진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

한수의 후배 '종찬'을 맡은 최다니엘(33)도 칭찬했다. "호흡이 워낙 잘 맞았다.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붙어다닌 배우다. 워낙 소탈한 친구라서 빨리 친해졌다. 부드러운 역할만 맡다가 이번에 강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한수와 경쟁관계에 있는 형사 '민태'(유재명)와 펼치는 추격전이 압권이다. "누가 진짜 괴물인지 묻는 게 감독의 말이다. 관객들의 시선이 한수와 민태를 끝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두 사람의 대결에 초점을 뒀다. 인물들의 선택에 설득력을 갖게 하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 생각한다.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많이 관심을 갖고 좋게 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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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연극으로 데뷔,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드라마 '열혈장사꾼'(2009) '파스타'(2010) '브레인'(2011) '골든타임'(2012) '더킹 투하츠'(2012) '보통의 연애'(2012), 영화 '블랙 & 화이트'(2001) '비단구두'(2005) 등에 출연했다.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로봇, 소리'(2016)로 스크린 첫 원톱 주연에 나섰으며 영화 '보안관'(2016) '리얼'(2017) '바람 바람 바람'(2018) '목격자'(2018) 등에 출연했다. 제55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2018)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데뷔 이래 최고의 해를 보냈다. "작년에 정말 행복했다. 꿈같은 일을 다 겪어봤다. 기분이 좋았다. 배우로서 자존감도 많이 커졌다. 내가 배우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처음 극단을 찾아갈 때부터 꿈꿔왔던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적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예전보다 여유가 있어진 것 같다. 그 모습에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연극의 요소 중에 관객이 있다. 관객은 배우와 뗄 수 없는 관계다. 필연적이다. 관객들이 하는 이야기나 평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흥행을 절박하게 바라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영화가 잘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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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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