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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꿈틀하자 촉진자 의지 드러낸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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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26 18:19:22
北엔 유연성, 美엔 환경조성…북미 양측에 양보 요구
북미 실무협상 단계에서 '톱다운' 결단 필요 판단한 듯
G20 직전 대북·대미 메시지…여론 조성 효과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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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DB)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북미 양측을 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촉진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미 정상이 친서를 교환하는 등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지만 보다 확실한 만남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통신, 로이터통신, 신화통신, 교도통신, 연합뉴스 등 국내·외 7개 언론과의 합동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북미 대화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부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상과 전략까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기존 인식들을 확인했다.

1만4000자, A4 70여 장에 달하는 긴 문답 과정에서 단연 눈길을 끈 대목은 지금 당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필요한 역할과 김 위원장의 결단에 필요한 조건 등을 제시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핵포기 의지의 진정성을 묻는 교도·AFP 통신 질의에 "핵 대신 경제발전을 선택해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분명한 의지"라고 말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며 "김 위원장은 나와의 세 차례 회담에서 빠른 시기에 비핵화 과정을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각국 정상들이 한결같이 김 위원장의 약속에 대한 신뢰를 언급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국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 있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것 이상으로 북한이 신뢰를 갖고 추가 비핵화 조치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 위원장이 핵 폐기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그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로 미국의 셈법에 더이상의 흥미를 잃었다며 연말까지 인내하겠다고 밝힌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북한을 실제로 움직이게끔 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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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박진희 기자 =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미국 FOX 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모습.(사진=뉴시스DB). 2018.09.25.pak7130@newsis.com

문 대통령은 동시에 김 위원장을 향해서는 보다 유연한 자세로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과의 여러 차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상당히 유연성 있고 결단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다"면서 4·27 판문점 1차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1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남북 두 정상이 전 세계에 생중계로 기자회견으로 발표했는데, 그 전까지는 없었던 일"이라며 "원래 공동성명 등의 서면 형식으로 돼 있었지만, 회담과 합의의 역사성을 감안해 기자회견으로 하자는 나의 제안을 김 위원장이 즉석에서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도 이런 유연성 있는 결단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려하지 않고 핵 폐기 실행을 결단할 수 있는 안보환경을 만드는 것이 외교적 방법으로 비핵화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해서 미국이 성의 있는 조치를 보이는 것만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다.

직접적인 표현으로는 김 위원장에게만 결단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한발 물러설 것을 요청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가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 의지를 분명히 확신하도록 하려면 북한이 하루 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면서도 "미국의 실무협상 제의에 응하는 것 자체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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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했던 당시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 명의 북한 주민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8.09.19.myjs@newsis.com
한 호흡 속에 서로 다른 방향과 의미의 2가지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신중함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는 북미 정상 간 친서(親書)를 주고받는 '친서외교' 국면이 전개되는 수준까지 물밑 대화가 이뤄지자 '톱다운방식(Top-down·정상 간 합의를 하위로 이행하는 방식)'을 통한 정상끼리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우선 풀이된다.

하노이 노딜 이후 4개월 간 교착 상태 속에서 북미 간 궤도이탈을 우려했던 순간에서 벗어나 이제는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과 촉진자 역할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하루 앞두고 이처럼 북미 양측을 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사전 여론 조성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깔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청와대는 G20 정상회의 계기로 이뤄질 한중 정상회담, 한러 정상회담, 이어지는 한미 정상회담 등 유동적인 상황을 이유로 인터뷰에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수용하고, 나아가 다양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낸 것은 자신의 인터뷰가 G20 정상외교 무대에서 충분히 회자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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