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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영장 벗어난 압수, 증거능력 없다"…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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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27 15:38:52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 2심도 무죄
"1·2·3·4차 압수수색 모두 위법수집증거"
"압수물 장기간 보관…별건 활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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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영장 범위를 벗어난 별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유죄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확인한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앞서 법원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사건 무죄를 선고하며 위법한 증거물 입수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27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방위사업체 직원 A씨 등 6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2014년 11월 방위사업청 소속 군인이 A씨 소속 회사 직원들로부터 식사접대 등을 받았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제출하지 않자, 1차 영장을 발부받아 컴퓨터 외장하드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별도로 기무사는 Y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A씨에 대한 내사에 착수해 조사하던 도중 2015년 9월 2차 영장을 발부받아 A씨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서 압수물을 확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Y사업 관련 군사기밀이 아닌 방산물자 소요량 관련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기무사는 2차 영장 집행과정에서 1차 영장에 따른 압수물 중 A씨가 작성한 문서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 조사본부에서 1차 영장에 따른 압수물을 열람했다. 이후 그해 11월 3차 영장을 발부받아 1차 영장 압수물을 재압수했고, 이를 토대로 A씨 뿐만 아니라 나머지 직원 B씨 등 4명에 대한 수사로도 확대했다.

3차 영장으로 A씨와 무관한 자료까지 압수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한 기무사 수사관은 이듬해 3월 A씨 관련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압수물을 환부한 후 4차 영장으로 다시 압수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A씨 등은 원래 혐의인 뇌물수수, Y사업 관련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아닌 A, B씨가 군사기밀을 수집해 C씨 등 3명에게 누설한 혐의로만 재판에 넘겨졌다. 사실상 별건 기소인 셈이다. 1심은 4차례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모두 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검찰은 "4차례에 걸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모두 적법하다"며 "설령 일부 절차적인 위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소한 것이므로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4차례 영장 집행이 모두 법에 어긋나고, 그 절차를 통해 수집된 압수물과 이를 기초로 수집된 관련자 진술 등 2차적 증거는 모두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부인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해당 정보들이 비밀 취급 인가를 받은 A씨 등이 군과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이뤄지는 통상적인 정보교류를 벗어나 법에 어긋나게 수집·탐지·누설된 것인지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수사대상 혐의와 무관한 컴퓨터저장장치, 서류철까지 전부 압수해 가져간 다음 장기간 보관하면서 이를 활용해 별건 수사에 활용했다"며 "이런 경우 해당 증거들은 물론 그 증거들에 기초해 수집된 2차 증거는 모두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해 법에 어긋나는 압수수색을 억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24일 권 의원이 선거운동 조력자를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지명하게 한 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검찰이 제출한 일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순형)는 검찰이 권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출한 산업부 업무인계서에 대해 "산업부에서 처리 중이거나 추진하려는 산하 공공기관의 임원 인사 업무를 종류와 직위별로 구분해 정리한 파일"이라며 "범죄 혐의를 증명하는 직접 증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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