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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 인터뷰]지예 "'부촌·빈촌, 못가진 자는 없다"···지루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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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28 14:51:04  |  수정 2019-06-28 15:39:44
<궁금, 궁금한 금요일>

미녀 탤런트, 가수, 작사가···
이번에는 등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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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지예(56)에게는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1978년 고등학생 시절 미스롯데 선발대회에 나갈만큼 뛰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학교에서 반대해 본선 무대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고교 졸업 후 1981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1985년 1집을 내며 가수로 데뷔했고, 1988년 변진섭(53)의 데뷔곡 '홀로 된다는 것'을 작사해 주목 받았다.

연기자, 가수, 작사가에 이어 작가로도 활약 중이다. 1991년 첫 시집 '선택'에 이어 1999년 '작은 너의 몸짓 하나까지도 늘 처음처럼 바라볼게'를 냈다. 20여년 만에 세 번째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했으며, 지난 3월 시인으로 등단했다. 다음 달 북콘서트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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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작사한 고 박건호 선생님이 '지예씨는 시인으로 등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작사가 중에서 시인의 느낌이 난다'고 하더라. 사실 그냥 시를 쓰면 된다고 생각했지, 타이틀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번에 책을 내면서 서울시인협회에서 관심을 가져줬는데, 막상 등단이 되니 뿌듯하다. 시인협회 민윤기 회장님도 '굉장히 독특한 시라서 흥미롭다'면서 '배울 게 많다'고 해줬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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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독특, 지예의 시에는 그런 매력이 있다. 특유의 감성을 담은 시는 짧지만 계속 의미를 되짚게 만든다. 시도 작사처럼 짧은 예술이라며 "모든 게 들어가 있지 않느냐. 산다는 것 자체가 영감"이라고 강조했다. 정해진 시간에 작업하는 게 아니라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하는 편"이라면서 "이 책은 기획은 오래했지만 작업 기간은 3~4개월 정도 밖에 걸렸다. 전화도 안 받고 외출도 안 하고 거의 원시인이 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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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시집 제목을 '지루한 수다'라고 지은 이유도 있다. 역설적 의미가 크지만, "요즘 사람들은 현실적인 수다를 떨지 않느냐. 산다는 것 그리고 살면서 지켜야 하는 것, 보이지 않는 신 등에 대한 이야기는 지루할 것 같았다. 스스로도 지루한 글을 좋아하지 않아서 문장을 캐주얼하게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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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가장 아끼는 시로는 '쌍생'과 '독사', '공범'을 꼽았다. 특히 '쌍생'은 "쌍둥이 할 때 쌍(雙), 생은 날 생(生)을 써서 '거의 같은 인생'이라는 뜻이다. '부촌에는 가진 자/ 빈촌에는 가지려 하는 자/ 그 어디에도 못 가진 자는 없다.'(전문)

 "고민 끝에 초판에는 안 넣었는데, 다시 찍을 때 넣을 예정"이다. '독사'라는 시는 더 짧다. ''선'이 빠진 지능은/ 높을수록 타락한다'가 전부다. '공범'은 달랑 한 문장이다. '나도 거기에 있었다.' 지예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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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지예는 '예술은 배우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예술 DNA'를 갖고 태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기보다는 "나와 비슷한 감정을 공감하며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한용운, 김소월의 시를 좋아한다며 "철학적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로맨틱한 매력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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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창조하는 모든 작업을 좋아한다. 작사하거나 앨범을 녹음하고, 다른 가수 프로듀싱하고, 시를 쓰는 것 등이다. "무대에 서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은 뜻밖이다. "카메라 공포증도 있지만, 무대 위에 섰을 때 희열감은 작업할 때보다 덜 하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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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눈에 띄는 후배로 장재인(28)을 지목했다. 허스키 보이스와 독특한 분위기가 지예와 닮아 보인다. "요즘은 내 가슴에 꽂히는 뮤지션들이 잘 없다"면서도 "장재인은 아티스트라고 할 만한 것 같다. 보이스도 매력적이고, 직접 음악도 만들지 않느냐. 집중해서 보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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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지예는 1980~1990년대 박주연, 함경문과 함께 '최고의 작사가'로 불렸다. 김종찬(59)의 '산다는 것', 김정민(51)의 '정상', 윤상(51)의 '잊혀진 것들' 등 숱한 히트곡들의 노랫말을 지었다. "지금은 최진영의 '너를 잊겠다는 생각은'이 떠오른다"며 직접 노래를 들려줬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다 우러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내가 겪는 것들도 녹아 있지만 삶, 사람 등을 바라보는 세밀한 통찰력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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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시집 '지예의 지루한 수다'를 출간한 가수 겸 작사가 지예가 2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카페 페이머스 그라운드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8. chocrystal@newsis.com
지예는 스스로 '불행한 사람'이라고 했다. 어려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 상처가 많다.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면서 "삶을 사는 것은 수많은 고통을 인내해야 한다. 아버지가 아홉 살 때 돌아가신 후 환경적으로 힘든 것들이 많았다. 말할 수 없는 여러가지 개인사가 있었고, 나를 많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고뇌에 빠졌다.

돈과 명예, 권력 등에도 관심이 없다. 생존경쟁을 싫어한다. "돈은 집세 낼 정도만 있으면 된다"는 주의다. 오로지 '왜 태어났고, 어디로 가는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할 따름이다.

"책에 '정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생, 로, 병, 사/ 이보다 더한 고통은/ 모른다, 이다'라고 썼다. 나는 산다는 것의 정체를 몰라서 힘들다. 지구를 '슬픈 별'로 표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내가 사는 이유는 아침에 눈을 뜨기 때문이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산다는 것은 내 의지와 상관없다. 더 깊게 빠지면 종교철학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나는 종교가 없다. '산다는 건 자체가 기도' 아닐까. 매일 얼마나 기도를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내가 사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싶은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가끔만 생각한다."

소원은 '가장 착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삶이 괴롭다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을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털어낼 수 있는 그릇이 되기 위한 과정 때문 아닐까"라며 "이런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뜻은 없을까. "도전은 의미가 없다. 좋아하는 것만 한다"는 소신이다. "나는 약간 독특한 여자"라면서 "보통여자들과 취향도 다르다. '술 한잔'이라는 시는 내 이야기다. '술 한잔 하고싶다/ 시와 음악/ 그리고 천재에 관한/ 신비를 안주 삼아.' 맛있는 술을 마시면서 인생, 예술,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내 취미생활"이라며 행복해했다.

 아티스트로서 꾸준히 활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발표한 프로제트 앨범 '쉬 앤 미'는 자신이 작사하거나, 프로듀싱한 곡을 직접 노래해 담았다. '지예의 지루한 수다' 번역 작업도 마친 상태다. "미국, 일본 등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짧은 시 하이쿠(俳句)의 나라 일본에서는 상당한 호응이 기대된다.

"슬플 때나 기쁠 때 힘들 떄 모두 글을 쓴다. 손에 안 놓는다. 혼자 여행 가서 와인과 함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생각나는 것을 적을 때 가장 행복하다. 물론 비도 좀 와야 한다. 이런 완벽한 장면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 사랑은 안 하느냐고? 하하.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진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면 하고, 안 나타나면 안 하는 것 아닐까. 한 번도 '결혼을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아이도 정말 좋아한다. 요즘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건후 보는 재미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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