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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진범,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견줄만하다"

등록 2019.07.01 19: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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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 송새벽

유선, 송새벽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지인한테 돈을 빌려줬다가 돈을 떼었다. 화가 나서 전화를 계속하니 옆에 있던 와이프가 '돈 빌려 줄 때는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하더니, 지금 하는 행동을 보니 오빠가 그 친구를 믿지 않았던 것 같네. 나나 가장 친한 친구였으면 지금처럼 행동했을까'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다른 거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보다, '왜'에 포커스를 둔 영화다."

'진범'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하는 고정욱(44) 감독은 1일 시사회에서 영화의 제작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진범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누가'가 아니다. '진실'에 대한 다른 표현으로 '진범'이라는 제목을 달았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주축을 이루는 캐릭터는 아내가 죽은 그날의 진실을 찾고 싶은 '영훈'(송새벽)과 남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그의 증언이 필요한 '다연'(유선)이다. 영훈은 증언의 대가로 함께 진실을 찾자는 제안을 하고, 다연은 남편을 구하기 위해 영훈과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사건을 재구성하던 어느 날, 다연은 영훈의 집에서 사라진 증거를 발견하고, 영훈은 다연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 그렇게 진실에 다가갈수록 서로를 향한 의심은 커져만 간다.
장혁진

장혁진


유선(43)은 '진범'의 강점으로 '구성'과 '배우진'을 꼽았다. "저희 영화가 갖고 있는 구성이 흥미롭다. 하루 동안에 일어난 일을, 마치 퍼즐처럼 진실을 조합해 나가듯 관객들이 경험한다. 저희가 표방하는 '추적 스릴러'적 요소가 영화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장 큰 힘은 각각의 배우들이 채워나가는 호흡이었다. 제한된 공간에서 적은 인물들이 만드는 이야기 아닌가.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생각났다. 관객들이 의심을 품고, 그 의심이 다른 사람에게 갔다가 돌아오는 흐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유선은 5월 개봉한 '어린 의뢰인'에 이어 '진범'에서도 감정소모가 큰 캐릭터를 맡았다. "시기적으로 '어린 의뢰인'을 더 늦게 찍었는데 개봉은 먼저 했다. '진범'을 하기 전에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다 소진할만큼 쏟아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서 극한으로 가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진범'을 만났다. 바랐던 작품이고, 선물같은 작품이다. 다만 막상 준비를 하다보니, 격한 감정이 없는 신이 없었다. 어떻게 배분을 해서 보는 분들이 힘들지 않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어려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영화 진범,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견줄만하다"

유선과 함께 영화의 두 축인 송새벽(40)은 유선과의 호흡에 대해 "촬영 당시 유선씨와는 한 10작품은 한 듯한 호흡으로 너무 좋았다. 그 정도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깊었다) 영화 자체가 굉장히 긴 호흡이다. 그 부분에서 힘들었을텐데, 그런 부분들을 (유선씨가) 굉장히 잘해줘서 신이 잘 나온 것 같다"고 추어올렸다.

고정욱 감독은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캐릭터들의 감정 표현이다.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게 아니라, 분절된 형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장면마다 배우들의 감정 표현을 관객들이 이해하기에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야기의 힌트를 앞 부분에 줄까 봐도 걱정했다. 특히 유선씨가 굉장히 힘들었다. 한 장면에 표현해야 할 감정선이 다연 같은 경우 두 가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진범,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견줄만하다"



장혁진(48)은 영화 속에서 사건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키를 쥔 인물인 '상민'으로 분했다. 장혁진은 "상민이 키를 쥐고 있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모르겠다. 상민은 다연 편도 아니고, 영훈 편도 아니다. 자기가 살아보겠다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말을 푼 거다. 근데 영훈이 뭔가를 만들어 내고, 다연이 찔려서 뭘 말하고 그런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극중 피칠갑을 한 채로 침대에 묶여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피분장은 하도 많이 해서 힘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테이프로 묶여 있다보니 화장실을 자주 못 가는 게 (제일 힘들었다) 더운 여름에 찍었다. 감독님이 디렉팅하러 올 때마다 아이스커피를 쪽쪽 빨고 왔다. 나는 소변 마려울까 봐 물도 잘 못 마시는데···. 재밌게 잘 찍었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다연의 남편인 '준성' 역의 오민석(39)은 이번 영화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저도 스릴러 장르를 굉장히 해보고 싶었다. 영화보다도 드라마를 좀 더 많이 해서 대중들에게 (차분한) 이미지가 많이 있다는 걸 저도 안다. 이미지를 벗어보고자 해보지 않았던 장르를 하고 싶었다. 그 시기에 맞춰 '진범'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났다. 앞으로 안 해봤던 역할은 다 해보고 싶다. 저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고 다양한 역할에 대한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영화 진범, 오리엔트 특급살인에 견줄만하다"

7월의 유일한 스릴러 영화 '진범'은 10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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