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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양우 장관은 왜 문화의 위상을 강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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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08 16: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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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9.07.08.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이재훈 기자 = "문화가 밥 먹여주냐?"

기타나 대본이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가운데, 무릎을 꿇고 부모의 훈화를 듣는 고색창연한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연평균 약 5조5600억원의 경제 효과를 유발한다'는 보이밴드 BTS의 '방탄이코노미' 효과를 운운하지 않아도, 문화가 밥을 먹여주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누구나 안다. 영화 '쥬라기 공원'(1993) 한편의 흥행 성적이 현대자동차 150만대 수출 효과와 맞먹는다는 말이 나온 게 1994년이니 격세지감이다.

예술경영 전문가인 박양우(6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취임 100일 맞이 간담회에서 '문화가 밥을 먹여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가 달라진 문화의 위상을 강조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문체부 간부, 직원들에 대한 연민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문체부는 이전 정부에서 비롯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동을 겪으면서 죄인 취급을 받았다.

문체부 공무원들은 블랙리스트 사태 이전부터 자긍심 하나로 버텨왔다. 정부의 변두리 부처라고 여기는 국민들이 많아도,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그 종사자들을 묵묵히 지원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박 장관은 8일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일로써 정체성이나 자존심을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통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직원들이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하는 초석을 깔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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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의 이런 산업적 성공은 적어도 예술가나 예술을 지원하는 행정가들이 하릴없이 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죄의식과 무력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만든다. 블랙리스트가 불러온 이 파리지옥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문체부 선배인 박 장관이 '문화 자긍심'을 북돋우고 있는 것이다.

제23회 행정고등고시 출신인 박 장관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후 문체부에서 이력을 쌓았다. 공보관, 관광국장, 뉴욕대사관 한국문화원장, 문화산업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지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2008년 제8대 문화관광부 차관으로 일했다.

이후 중앙대학교 부총장,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등 학계와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11년만에 문체부로 복귀했다. 누군가는 금의환향이라고 했지만, 박 장관은 취임 때부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장으로 아픔을 겪을 때 직원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서다.

이날 그의 마음을 톺아보면 수구초심에 가깝다. 고향, 즉 문체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워낙 컸으니 지난 100일 동안 쉬지 않고 직원들과 현장을 누빈 것은 당연했다. 

박 장관은 이날 문화의 산업적인 측면만 강조하지 않았다. 독립·예술영화 등 공적인 영역도 두루 살피겠다고 했다. 고위 공직자의 고압적인 자세가 아닌, 공감의 소통과 경청을 계속해 나간다면 소외된 문화영역 종사자들도 힘을 내 자부심을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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