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리뷰]실컷 웃자, 세상 번뇌시름 잊고···영화 '롱샷'

등록 2019.07.09 06: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세스 로건, 샤를리즈 테런

세스 로건, 샤를리즈 테런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롱 샷'은 B급 감성에 충실하다. 관객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유쾌한 영화다.

좋은 메시지와 깊이있는 울림을 주는 영화도 좋지만, 삶이 팍팍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더 찾게 마련이다.

배우들의 명연이 빛난다. 돈과 명예보다 자신의 신념이 더 중요한 기자 '프레드 플라스키'는 자타공인 할리우드 코미디 제왕 세스 로건(37)이 맡았다. 13세 때부터 제 이름을 건 스탠딩 코미디 쇼를 했다. 배우로서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디스 이즈 디 엔드' 등을 통해 '세스 로건표 코미디'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영화 '롱 샷'에서도 그만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엉뚱한, 그러면서도 재치있고 유쾌한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기자 '프레드 플라스키'는 몸담고 있던 언론사가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보수 미디어 재벌 기업에 인수되자 즉각 사표를 던진다. 절친 '랜스'에게 백수 1일차 기념 공짜술을 얻어 마시겠다며 우연히 참석한 파티에서 20년 전 첫사랑 '샬롯' 누나를 만나게 된다.

최연소 미국 국무장관이자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 '샬롯 필드'는 샤를리즈 테런(44)이 연기했다. 영화 '몬스터'로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탄 여우다. 이번 '롱 샷'에서는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국무 장관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코믹 연기도 한다.
[리뷰]실컷 웃자, 세상 번뇌시름 잊고···영화 '롱샷'

미국의 국무장관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인 '샬롯 필드'는 기세대로라면 백악관 입성까지 탄탄대로다. 하지만 우연히 참가한 파티에서 16세 시절 자신이 돌본 옆집 동생 '프레드'를 20년만에 만나게 된다. 그를 연설문 작성가로 고용, 꽃길만 걸을 것 같던 '샬롯'의 선거 캠페인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편견에 대한 저항으로 가득한 영화다. 최연소 여성 국무장관 출신의 미국 대통령, 최초의 남자 영부인 버전인 '영부군'을 그린다. 여전히 여성지도자가 소수에 불과한 현실에서 성별에 대한 고정 관념을 부수고자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극중에서 기독교인과 흑인을 혐오하는 '프레드'가 완고한 고집불통의 인물로 그려지면서, 그의 가치관에 은연 중 비판을 가한다. 또 대사들을 통해 모든 혐오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유쾌하게 드러낸다. 특히 그의 흑인 친구 '랜스'가 극의 후반부에서 외치는 '와칸다 포에버!'는 할리우드의 흑인 유명인들이 인종차별에 유쾌하게 저항하는 최신 유행구다.
[리뷰]실컷 웃자, 세상 번뇌시름 잊고···영화 '롱샷'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무능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그러면서도 보수 언론과 결탁한 대통령이 등장한다. 현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성에 묻혀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종종 맥락없고 현실감 없는 전개로 흐르기도 한다. 위기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영화의 큰 얼개는 뻔하다.

감독은 조너선 레빈이다. 독특한 소재를 현실감 있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능력을 입증해 왔다. 영화 '웜 바디스'에서는 인간을 사랑하게 되면서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게 된 좀비라는 독특한 설정을 선보였다. 각본은 제90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더 포스트'의 댄 스털링이 담당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한물간 장르가 돼버린 시대다. 오랜만에 만나볼 수 있는, 볼 만한 로맨틱 코미디다. 유쾌한 판타지에 빠져 한바탕 웃으며 현실의 고단함을 날려 보는 건 어떨는지. 124분, 15세 이상 관람가, 24일 개봉
[리뷰]실컷 웃자, 세상 번뇌시름 잊고···영화 '롱샷'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