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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리브라, 가치보장 불명확"…금융안정성 위협 우려

등록 2019.07.08 16: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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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이용자 10%만 예금 옮겨도...적립금 2조 달러"

"개인정보 유출 피해도 극대화 우려"

"페이스북 리브라, 가치보장 불명확"…금융안정성 위협 우려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한 암호화폐 '리브라'가 상용화되면 금융안정성이 저해되고 은행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8일 리브라 출시·확산시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한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 자료는 이해를 돕기 위해 리브라 백서, 국내·외 언론 및 해외 동향 등을 정리한 것으로 금융위의 공식적 의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리브라는 허가형(permissioned)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송금 및 결제에 특화돼 있다. 고객은 법정화폐 등을 입금해 리브라를 구매하고 전자지갑에 이를 저장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비자, 마스터카드, 이베이, 페이팔, 우버, 리프트, 보다폰 등 28개 글로벌 기업과 협회를 구성해 범용성이 크다. 또 가격변동성을 제한해 현재 어떤 가상통화보다 상용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발행량 증가에 따른 가치 폭락, 다량의 매수·매도에 따른 투기자산화,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극대화, 자금세탁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해 금융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24억명의 은행예금 중 10분의 1을 리브라로 이전해도 적립금이 2조 달러를 초과한다"며 "이는 은행들의 지불능력 하락, 대출금 감소, 막대한 해외 자금 이전으로 이어져 국제수지가 취약한 신흥시장에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위기·외환위기 발생시 법정 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쏠리는 일종의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어 위기가 심화될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법정 화폐와 리브라의 자유로운 환전과 신속한 해외송금은 국제 자본이동과 관련한 정책적 대응능력을 제약할 수 있다"며 "외화로 교환 가능한 리브라는 위기시 대규모 국가간 자본이동, 환율 및 자산가격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을 통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광범위한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대형 금융회사는 가상통화 리브라에 대한 규제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참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산업에도 위협 요인이다. 페이스북 등이 고객 자금으로 은행예금 대신 채권 등을 매입하면 은행 재무상태가 위축될 수 있다. 또 리브라는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해외송금을 제공, 은행의 해외송금 수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기준 해외송금액은 국내 14조원, 글로벌 620조원 규모다.

리브라 준비금에 포함된 법정통화 가치 상승시 리브라 보유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전통적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처럼 이자수익 및 신용카드 혜택 등도 받을 수 없다. 정부의 예금보험 대상에도 제외된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극대화될 가능성도 있다.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칼리브라를 설립해 금융데이터를 별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나, 소셜데이터와 금융데이터가 결합돼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극대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보고서는 "리브라는 가치를 보장하는 방식이 불분명하고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그 실체가 미확정하다"며 "가치변동성을 제한한다고 주장하지만 취급업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기 등으로 인해 본질적 가치와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페이스북은 리브라와 관련한 각국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추진 중이다.

자회사 칼리브라는 금융범죄사무국(FinCEN)에 화폐서비스 업자로 등록하고 미국내 송금 라이센스를 신청했다. 이밖에 영국 금융감독청(FCA), 영란은행 및 스위스 금융규제기관인 FINMA와 규제준수를 위한 관련사항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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