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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총리 맞나?" 이낙연 "의원님만 하겠습니까만" 설전

등록 2019.07.11 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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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 마지막날…교육·사회·문화 분야

'사이다' 이낙연-'파이터' 전희경 17분간 공방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제369회 국회(임시회) 본회의가 열린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7.1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제369회 국회(임시회) 본회의가 열린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와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날 선 설전을 벌였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의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전 의원은 이날 이 총리를 '타깃'으로 집중 질의했다.

평소 '사이다(속시원하게 답한다는 의미)' 발언으로 유명한 이 총리는 전 의원의 대북관·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련한 공격적인 질문들을 뾰족하게 맞받아쳤다.

전 의원은 모두발언부터 전교조를 향해 공세를 벌였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를 망치더니 전교조 주도 교육으로 대한민국 교육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좌파 교육감들이 교육을 장악하고 교육부는 이를 방조,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김원봉' 부분에서 처음으로 맞부딪혔다. 앞서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데 대해 '정체성을 해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전 의원은 "대통령부터 나서서 6·25전쟁을 부인하고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도발을 사소한 충돌로 인식하는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도대체 뭘 보고 배우겠느냐"고 선공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은 6·25전쟁을 부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전 의원은 "김원봉은요?"라고 맞받아쳤다.

이 총리가 여기에 답을 하지 않자 전 의원은 "안 들리시느냐"고 물었고 재차 김원봉의 이름을 한 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김원봉에 대해 설명을 드릴까요?"라고 한 뒤 조목조목 김원봉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 사회 문화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2019.07.11.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 사회 문화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설명이 끝나고 전 의원이 "장준하, 김원봉에 대한 평가를 총리께서 한 번 살펴보기 바란다"고 하자 이 총리는 "제가 의원님만 하겠습니까만은 저도 공부를 한 사람이다"고 뼈 있는 답을 했다.

지난 6월 열린 문 대통령의 보훈가족 초청 오찬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전 의원은 보훈가족 초청 오찬 테이블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이 올려져 있던 것을 언급하며 "보훈가족에게 이런 것을 버젓이 내놓고 밥을 먹으라고 하면 밥이 넘어 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총리는 "취지는 이해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세심함이 좀 부족했다. 아쉬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 의원의 "배려도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지적에 이 총리는 "제가 아까도 말했지 않느냐. 세심함에서 아쉬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세심함이라는 말은 그런 데 쓰는 게 아니다. 비정함이다. 비정함의 발로"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질세라 이 총리는 "저도 의원님 만큼은 아니겠지만 국어깨나 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비꼬았다. 전 의원 역시 "잘 사용하시기 바란다"고 한 차례 더 응수했다.

한국당 의원들 의석에서는 '성실하게 답변하라'는 지적과 함께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이번에는 전교조 문제로 설전이 옮겨갔다. 전 의원은 법외노조 상태인 전교조가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며 "전교조만 왜 특혜를 받아야 하느냐. 그야말로 무원칙, 법 위에 군림하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따졌다.

이번에도 이 총리는"우리 국회도 법을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 저희도 그렇게 하겠다"고 뼈 있는 답을 내놨다. 한국당 의원들 의석이 또 한 번 술렁였다.

역사교과서 등으로 질의를 이어가던 전 의원은 이 총리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기도 했다. 전 의원은 "(역사교과서) 담당 과장 연구자가 도둑 날인까지 해가면서 단독으로 했는데 오랜 정치 경험을 가진 총리께서 믿어지느냐"라고 물었다. 

이 총리가 거듭된 문제제기에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떄문에 법에 따라 처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대로 되길 바란다.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다" "원칙을 말씀드린다" 등으로 같은 답을 내놓자 전 의원은 "총리께서는 원래 일을 그렇게 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마음이 뜨셔서 지금 이렇게 하시는 겁니까"라고 비꼬았다.

두 사람의 대립은 마지막 질문에까지 이어졌다. '정권의 교육 정책에 몇 점이나 주고 싶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 이 총리가 "그렇게 점수를 매길 만큼 깊게 따져 보지는 못했다"고 하자, 전 의원은 "총리이신데요?"라고 응수했다.

이 총리는 "총리라고 다 전문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전 의원은 마지막까지 "교육부에만 맡겨놓고 총리가 하나도 안 챙기셔서 대한민국 교육이 이 지경이라고 믿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들어가셔도 좋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나직한 목소리로 "저를 과대평가하셨습니다"고 답한 뒤 목례 후 자리로 돌아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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