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학생 수 감소로 초등교사가 중학생 가르치는 길 열릴까

등록 2019.07.14 09: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학생 수 줄고 통합학교 증가…자격 개편 필요성 ↑

연말 개편방향 제시…내년까지 정책연구·의견수렴

고교학점제·융합교육 대비…복수전공 우대도 검토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전국 사범대 계열 중등교사 임용고시생 모임인 '전국 중등 예비 교사들의 외침'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한빛광장에서 '기회평등 공정교육' 집회를 열고 교육부의 교원수급정책과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화를 비판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전국 사범대 계열 중등교사 임용고시생 모임인 '전국 중등 예비 교사들의 외침'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한빛광장에서 '기회평등 공정교육' 집회를 열고 교육부의 교원수급정책과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화를 비판하고 있다.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학령인구 급감·미래형 융합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초등·중등교원 자격체계 개편을 위한 작업이 올해 하반기 중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교원자격체계 개편 관련 정책연구를 위탁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중 연구자를 공모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가 지난해 11월 완료한 정책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교대·사범대 졸업 후 임용시험을 치르던 기존 교원양성체계를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교대와 종합대학 사범대 통합 ▲ 초등교원과 중등교원 양성과정 통합 ▲수습교사제 도입 ▲학부과정 심화(4+2) 등 다양한 개편안을 제시한 바 있다.

교육부의 이번 정책연구는 교원자격에 초점을 맞췄다. 이미 교육계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왔던 미래형 교원양성 및 자격체계를 초등교사와 중·고교 교사 자격간 두터운 벽을 허물고 중·고교 교사 역시 과목별 칸막이를 낮추는 방안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담길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까지 충분히 정책연구를 실시하고 교육학계의 의견을 수렴하며 개편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원양성·자격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진작 제기됐다. 학생 수 감소, 특히 구도심과 농·산·어촌의 학생 수가 줄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또는 중학교와 교등학교가 함께 운영되는 통합학교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서울도 올해 처음 통합학교(이음학교)가 문을 열었으며 2023년까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지역에서는 통합학교를 운영하면서 초등학교 교사와 중등학교 교사 자격이 서로 호환되지 않아 교원을 활용할 때 비효율성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남 등 학령인구 급감의 타격을 받는 지역 교육감들은 지난 1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통합학교 교사자격의 호환을 허용하는 교원자격제도 개편 방안을 비공개 안건으로 제안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원자격 취득자가 주기적으로 새로운 교육내용과 교수법을 배우는 보수교육이나 연수를 통해 중·고교 교사(중등교사) 자격증이 있어도 초등학생을 가르칠 수 있도록, 또 초등교사가 중학생을 가르칠 수 있게 제한적으로 허용하자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일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 열린 '해누리초중이음학교 개교식'에 참석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해누리초중이음학교는 일반학급 47학급(초 25학급, 중 22학급), 특수학급 2학급 등 49학급 규모로 개교한 서울의 첫 통합학교이다. 2019.06.20.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일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 열린 '해누리초중이음학교 개교식'에 참석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해누리초중이음학교는 일반학급 47학급(초 25학급, 중 22학급), 특수학급 2학급 등 49학급 규모로 개교한 서울의 첫 통합학교이다. 2019.06.20.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email protected]

지금도 초중등교육법상 별표로 담긴 '교사 자격 기준'에 따르면 가능하다. 중·고교 교사는 초등학교 준교사 이상 자격증을 갖고 대학을 졸업한 사람, 초등학교 교사는 중등학교 교사자격증을 갖고 필요한 보수교육을 받은 사람은 자격이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과거에도 교육부는 2001~2003년 한시적으로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 중 2년간 교대 교육을 받으면 초등교사로 임용한 바 있다. 교직사회의 반발에 직면해 더 이어지지 못했다. 실제 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도 '시기상조'라는 결론과 함께 유보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이미 교원자격체계 개편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교육부가 연말까지 발표하기로 한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응 로드맵에도 중장기적 교원양성·자격체계 개편을 위한 큰 방향이 담길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지방교육재정전략회의에서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역사회 밀착형 복지시설과 복합화하거나 통합학교 형태로 바꾸는 방안이 골자다. 지금까지 교육당국은 소규모 학교는 '적정규모화'란 명분으로 통폐합을 유도해온 바 있다.

내년 마이스터고부터 단계별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만큼 교육부 정책연구에는 복수전공 교사 우대 정책을 검토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수학교육과 소프트웨어교육 자격을 취득한 이에게 임용 혜택을 주거나, 임용된 후 다른 전공에 대한 보수교육이나 연수를 받으면 교원성과급평가에서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