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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마약범죄 폭발 증가…"약물관리 허술한 탓"

등록 2019.07.1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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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마약사범 줄었지만 의료인은 증가

개인병원이나 소형병원은 눈속임 쉬워

의료인 본인 넘어 타인 생명까지 위협

"시스템 강화뿐 아니라 교육도 보강해야"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마약류 약물을 관리하는 의료인의 마약 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사범은 2017년 8887명에서 지난해는 8107명으로 약 8.78% 줄어들었다.

그런데 마약사범이 전체적으로 줄었든 것과 반대로 의료인 마약류 사범은 오히려 늘었다. 같은 기간 의료인 마약류 사범은 67명에서 95명으로 41.8%나 급증했다.

의료인 마약 범죄는 대형 병원보다는 개인이나 소형 병원에서 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큰 병원의 경우 마약류는 일반약품하고 구별해서 이중잠금장치가 된 철제금고에 보관한다"면서 "금고는 일반인들이 발견할 수 없는 장소에 보관 설치해두고 그 열쇠는 근무조별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3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열쇠 책임자도 근무조별로 있다. 마약 갯수나 잔량, 이중잠금장치 이상 여부를 각 근무자에게 인수인계하기 때문에 범행하기 어렵고, 만에 하나 범행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적발된다"고 설명했다. 개인병원이나 소형병원의 경우 마약류 관리가 비교적 허술하다보니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달 초에는 강남구 소재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던 의사 A(48)씨가 병원에서 사용하고 남은 프로포폴을 빼돌려 스스로 투약하다가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프로포폴 투약 후 의식을 잃어 출동한 소방과 경찰에 범행을 시인했다.

사실상 A씨가 쓰러지지만 않았다면 그의 범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심지어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마저 발생했다. 

지난 4월 강남구 논현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는 팔에 프로포폴이 연결된 주사바늘이 꽂힌 채 사망한 여성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동거 중이던 모 성형외과 의사 B(44)씨가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투여한 뒤 프로포폴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의료인 마약 사범은 전산에 프로포폴 등 마약류 처방을 입력할 때 실제 처방을 한 것처럼 쓴 뒤 환자에게 사용하지 않거나, 입력한 양보다 적게 사용하고 남은 양을 빼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처럼 다수 근무자가 전산을 관리하거나 잔량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눈속임이 쉽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규제뿐 아니라 의료인에 대해 마약류 범죄에 관한 경각심을 심어줘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진실 변호사(법률사무소진실)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은 직접 수치를 작성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외부인보다 마약류 관리 취득이 용이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만 최근에는 식약처의 마약류통합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해 마약류 사용이 전산화돼 관리가 보다 엄격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과거 마약에 손을 댔던 의료인들이 전산 위조 등을 통해 범죄를 다시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시스템 강화뿐 아니라 이미 충분히 의학적 지식이 있는 의료인이라 할지라도 마약류에 대한 위험성과 예방에 대한 교육을 보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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