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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성악가가 부르는 100곡의 한국가곡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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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16 15: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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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곡'은 시(詩)에 곡을 붙인 형식을 가리키는 것을 넘어 그 나라 민족 정서와 예술이 짙게 밴 고유의 성악곡을 뜻한다. 한국 시를 노랫말로 삼은 한국가곡이 서양 음악의 구조와 원리를 따르고 있지만, 한과 얼이 서려 있는 이유다.

한국가곡의 시초는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홍난파의 '봉선화'로 알려져 있다. 홍난파가 1920년 '애수(哀愁)'라는 제목의 바이올린곡으로 처음 선보였다. 이후 김형준의 시 '봉선화'가 곡에 붙어 가곡으로 다시 태어났다.

박태준, 안기영, 현제명 등의 작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한국가곡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자신의 음반에 한국가곡을 수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20년 간 가곡의 위상은 크게 떨어졌다. 

내년 '한국 가곡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성악가들이 한국가곡 부흥을 위해 나선다. 마포문화재단이 9월 20~22일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펼치는 '100인의 성악가가 부르는 100곡의 한국가곡 르네상스'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원로 바리톤 박수길(78)은 16일 "우리 가곡을 새로운 기획으로, 시민들이 즐기는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박수길, 안형일, 임정근 등 원로부터 강무림, 고성현, 김동섭, 김상곤, 김요한, 박기천, 박정원, 양송미, 오미선, 우주호, 유미숙, 한명원 등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3일간 5회에 걸쳐 펼쳐지는데 매회 다른 출연진과 프로그램으로 꾸민다. 공연마다 20명의 성악가가 각기 다른 곡을 한 곡씩 독창한다.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 '선구자' '진달래꽃' 등 가곡 전성기에 울려 퍼진 곡들을 들을 수 있다. 매회 마지막에는 '봉선화'를 출연자 전원이 관객과 함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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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대표
이창기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100인의 성악가는 한국가곡 음반을 취입한 경력이 있거나 한국 가곡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은 성악가를 중심으로 공연 시기를 조정해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100곡은 대중이 뽑은 한국가곡 80곡, 현대 창작가곡 20곡으로 구성된다.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지낸 박수길은 성악가들이 한국가곡을 릴레이로 부르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참여 성악가들은 각자 부르고 싶은 곡을 3곡씩 적어 냈고, 현재 조정 중이다. 박수길은 장길남 작곡 '나그네', 김연준 작곡 '청산에 살리라', 김동진 작곡 '수선화'를 희망했다. 그는 "참여하는 예술가에게 주어진 곡이 한 곡이다보니 한 곡에 각자의 예술적 표현을 담아야하는 책임이 크다"고 여겼다.

박수길에 따르면 해당 나라의 언어로 가곡을 부르는 나라는 많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곡을 즐겨부르는 문화가 1980년대 절정을 이뤘다. 당시 창설된 'MBC대학가곡제'는 현재의 대중가수처럼 스타성악가를 만들어냈다. 가곡이 유행가처럼 사랑받는 '가곡대중화' 붐을 일으켰다. 지상파 3사에서도 뉴스 방송 전에 가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대중음악의 물결에 밀려, 소외받기 시작했다.

박수길은 "요즘 우리 가곡을 부흥시키려는 운동이 여러 단체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가곡은 우리 정서를 그대로 표현하는 노래에요. 순수 작곡 기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죠.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가곡이 다시 한번 부흥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100인의 성악가가 부르는 100곡의 한국가곡 르네상스'는 마포구와 마포문화재단이 9월3일부터 10월24일까지 마포 일대에서 펼치는'제4회 엠팻(M-PAT) 클래식음악축제'의 하나다.

2015년 출발한 엠팻은 '마포 퍼포밍 아츠 & 투어리즘'의 줄임말이다. 관광콘텐츠를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는 50여일간 8개 테마로 70회, 500여명의 예술가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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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AT 클래식음악축제, 2018
9월3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은 정나라가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퀸 엘리자베스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협연한다.

상암월드컵공원 수변오페라 '마술피리'(9월 6~7일·연출 이회수)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통한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최윤정이 파미나, 독일을 기반으로 한 테너 김성현이 타미노를 연기한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지휘 구모영), 그란데오페라합창단(지휘 이희성)이 함께 한다.

공원, 시장, 학교, 구청, 게스트하우스, 라이브클럽, 목욕탕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행화탕' 등 특별 공간에서 선보이는 클래식 공연은 올해도 마련된다. 찾아가는 마스터클래스, 작은음악회를 선보이는 '클래식 스쿨캠핑 1박2일' 등도 열린다.

최윤정은 "클래식음악이 유럽의 문화임에도 프랑스에서 클래식음악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하고 친근한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한다"면서 "마포문화재단 역시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어 좋다"고 봤다.

'엠팻(M-PAT) 클래식음악축제'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작년까지 무료였다. 올해부터는 예약을 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 방지 등을 위해 일부 공연에 한해 3000~2만원가량으로 티켓을 유료화했다.

이창기 대표는 "공짜 문화 남발과 무대에 서는 분들의 자긍심을 위해 유료화 정책을 시도한다"면서 "수익성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시민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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