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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 "독지가와 국가 귀속 협의 중"

등록 2019.07.17 17:58:20수정 2019.07.17 1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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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그을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진=뉴시스 DB)

불에 그을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진=뉴시스 DB)

【상주=뉴시스】박홍식 기자 =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가 문화재청의 반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3의 독지가와 소유권 이전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환을 위한 절차가 조만간 진행될 전망인 가운데 소장자인 배익기(56)씨가 최근 제3의 독지가와 상주본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상주시 등에 따르면 배씨가 훈민정음 상주본을 국가에 귀속하는 대신 합당한 보상을 국가 대신 제3의 독지가가 배상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씨는 제3의 독지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5일 상주본 소장자 배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청구인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법원에 따르면 배씨는 2008년 7월 골동품 판매상 고(故) 조모씨 가게에서 30만원 상당 고서적을 구매하면서 상주본을 몰래 끼워넣어 가져왔다.

조씨는 상주본을 반환하라며 같은 해 12월 소송을 제기했고, 2011년 5월 상주본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됐다.

이와 별도로 배씨는 상주본 절도 혐의로 2011년 9월 재판에 넘겨졌으며, 1심은 배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확정했다.

이후 조씨는 2012년 5월 국가에 상주본 소유권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뒤 다음해 숨졌다. 이후 문화재청은 상주본 회수 절차에 돌입했다.

황천모(왼쪽) 상주시장과 면담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배익기씨 (사진=상주시 제공)

황천모(왼쪽) 상주시장과 면담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배익기씨 (사진=상주시 제공)

그러자 배씨는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돼 상주본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형사사건 무죄판결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갖게 하는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 공소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는 게 증명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배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배씨의 청구이의 사유는 민사판결 변론종결일 후에 생긴 게 아니라면 주장할 수 없는데, 상주본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배씨 주장은 변론종결 이전 사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씨가 상주본을 인도받지 못해 문화재청이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동산 물권변동에 필요한 인도에 목적물 반환청구권 양도도 포함된다"며 상주본을 반환하도록 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17일 배씨를 만나 상주본 회수를 위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이날 문화재청 직원 3명은 경북 상주의 배씨 작업실을 찾아 30여분에 걸친 면담을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에 있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문과 상주본 반환 요청 공문도 전달했다.

상주시도 배씨를 상대로 상주본 회수를 위한 구체적인 보상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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