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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혐의 다툼 여지"…구속 기각에 檢수사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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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20 11:58:38
지난 5월 증거인멸 이어 분식회계 기각
검찰 "구속영장 기각 이해 어렵다" 반발
영장 재청구 및 미전실 조사 병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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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 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07.19.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 차례 김태한(62) 대표를 구속하는 데 실패하면서 수사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김 대표 구속수사를 통해 분식회계의 경위 및 동기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려고 했지만 법원이 기각하면서 무산됐고,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보강 수사와 미래전략실(미전실) 등 그룹 수뇌부를 향한 조사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청구된 김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로 먼저 "주요 범죄 성부(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을 내세웠다.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부분은 검찰에게 특히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수사 틀 자체를 잘못 짰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가 김 대표의 윗선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분식회계 혐의 소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이 '바이오로직스가 원하는대로 숫자를 맞춰줬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이를 뒷받침할 이메일 등 객관적인 자료도 확보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신용평가사의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 역시 조작된 것으로 파악했다. 바이오로직스가 '요구 범위 내에서 가치평가를 만들어달라'고 이메일을 보내면 신용평가사가 그대로 수용하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대가로 받은 돈은 불과 1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만 놓고 보더라도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증권선물위원회의 수사의뢰가 아닌 고발로 수사가 시작된 이후 이미 8명이 구속될 정도로 증거인멸이 현실화된 만큼 이를 지시한 김 대표 등만 예외일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명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지난 5월 1차 구속영장 기각 때와 달리 "증거수집이 돼 있는 점"을 고려했다.

한편 김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는 범행의 상당 부분 자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부장판사는 이런 이유로 김 전무에 대해서만 '수사에 임하는 태도'를 감안할 때 구속의 사유가 없다고 봤다.

구속영장에 포함된 횡령 혐의의 경우 삼성의 옛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얽혀있어 미전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 상장 대가 등 명목으로 회삿돈을 챙긴 혐의다. 검찰은 김 대표가 미전실에 이같은 보고를 했고, 미전실이 이를 적극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추가 수사 후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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