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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87년 대선前 여권서 투표조작 모의"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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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21 00:36:42
"노태우 패배시 선거무효 선언 위한 증거날조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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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지난 1987년 "호랑이 집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간야 한다"는 말을 남긴 3당 합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함께 한 모습. 2019.07.21. (사진은 독자 정태원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지난 1987년 대선 전 군부의 지원을 받는 여당이 선거 패배를 우려해 투표결과 조작을 준비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현지시간) 독점 입수한 미 중앙정보국(CIA) 문건을 토대로 "군부 지원을 받는 여권 캠프는 엄선한 후보를 잃게 될까봐 투표 결과를 수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당시 6월 항쟁을 통한 직선제 쟁취 이후 대선 국면에선 여권에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야권에서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및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가 나서 삼파전을 벌이는 상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당시 대선을 앞두고 작성한 보고서에서 "여당 관계자들은 노 후보의 당선 전망을 두고 분열돼 있다"며 "투표결과 조작을 위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상황을 평가했다.

CIA는 또 "대규모 사기를 위한 계획은 이미 이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군부독재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선거를 앞두고 민정당 내부 긴장이 고조됐다는 게 당시 CIA 분석이다.

선거가 한 달도 안 남은 11월23일자 브리핑에는 민정당이 흑색선전을 비롯해 투표용지 변경 등 정치공작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보다 더한 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 서술됐다.

특히 노 후보 패배 쪽으로 상황이 기울 경우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선거무효를 선언할 수 있도록 증거를 날조하는 계획도 여당 내에서 모의됐다는 게 CIA 지적이다.

선거 이후 소요상황에 대비한 계엄령 발동 등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대중 후보와 관련해선 '선거 결과에 대한 대중 봉기 선동'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한 '체포개시 명령'이 언급됐다.

선거를 목전에 둔 12월11일자 브리핑에선 노 후보 당선에 따른 불안에 대비, 정부 관계자들이 계엄령을 비롯해 더욱 제한적인 비상조치 등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다뤄졌다.

SCMP는 CIA 브리핑에 언급된 여당의 계획 중 어느 정도가 실행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당시 대선에선 노 후보가 36.64%를 득표해 양김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한편 이번 문건과 관련, 미국 역시 당시 노 후보 당선을 선호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선거를 취재했던 팀 쇼록은 SCMP에 "미 정보기관이 제시한 문건들은 노 후보를 '최선의 선택'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쇼록은 "이같은 전술을 주목하기만 하고 여당 약화를 위해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자체가 '선호'를 보여준다"며 "이같은 정보가 뉴욕타임스 같은 곳에 유출됐다면, 미국과 한국의 대중 여론이 어땠을지 상상해 보라"고 했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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