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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수출규제 장기화 가능성에 우려↑…해외 기업들도 예의주시

등록 2019.07.22 11: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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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장기화 가능성에 기업들 대응책 부심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연관 산업 추가 타격 예상

해외 고객사도 직접 상황 점검하는 등 수급 우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2019.04.24 (사진 = 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2019.04.24 (사진 = 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국내 핵심산업의 급소를 찌른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해결이 난망한 가운데 산업계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업체는 소재 확보에 열 올리며 타격 최소화에 나섰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과 거래를 하는 해외 고객사들 또한 한일 갈등에 따른 영향 파악을 서두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소재 공급차질의 장기화 가능성과 함께 한국이 일본 정부의 수출 우대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소재 공급차질로 3분기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 감소하면, 한국 GDP는 0.19%P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차질이 하반기 내내 이어지거나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여타 산업까지 생산량이 감소하면 추가 타격 또한 불가피하다.

기업들은 양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정치적 이슈가 얽힌 만큼 조속한 사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일본 소재 비중이 큰 기업들은 급선무로 관련 소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산 외의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에 대한 품질성능 테스트에 착수하면서 일본에 대한 소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일본산 불화수소 대신 국내 기업 제품을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이 반도체공장에서 새로운 재료를 시험할 때 사용하는 라인에 일본 기업 이외의 업체가 만든 불화수소를 투입해 시험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중국이나 대만, 한국 기업의 제품으로 보인다"며 "한국 반도체 업계의 ‘일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된다면 소재 및 정밀부품은 물론 연관 산업의 추가 타격마저 예상된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정한 수출통제목록 내 1700여개(군사용 제외 시 1100여개) 물자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 지연 등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앞서 한국무역협회 측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850개 수준의 전략 수출 품목이 규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갈등 장기화 시 한국은 물론 일본 또한 반도체 산업에서 손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대일본 수입과 수출 상위품목에 공통적으로 반도체 관련품목이 포함되므로,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의존도가 높아 수출규제가 강화된다면 양국 모두 손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기업의 해외 고객사들도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 구글 등은 삼성전자 측에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을 문의하는 등 직접 상황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들은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소재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공급에 변수가 생길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 파장을 우려해 고객사의 수급처 다변화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의 수출 제한이 글로벌 공급체인은 건드리지 않되 한국기업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D램 공정에 필요한 불화아르곤(ArF) 레지스트를 수출 제한했다면 한국이 전 세계 D램 공급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공급체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현재 대규모 생산 중인 D램이 아닌 차세대 반도체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레지스트를 수출제한 품목에 넣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체인을 건드리지 않은 채 한국 기업에만 피해가 집중되도록 의도한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체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수록, 한국이 아니더라도 미국, 일본 등을 통해 대체재 확보가 가능할수록 일본의 수출제한이 장기화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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