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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이슨 므라즈 "나는 농부다, 음악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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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24 17:08:23
'굿 바이브스 투어' 콘서트
24일 올림픽공원 잔디마당
2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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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므라즈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009년부터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을 제대로 꾸렸는데 2013년 적자가 났다. 그런데 자연에 대해 빠삭한 아내 덕에 농작물이 다양화됐고, 올해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영락없는 농부의 수더분한 말투로 땅과 농작물을 걱정하는 이 사람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42)다. ‘농부 겸’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수다.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므라즈는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농장을 만들기 위해 땅을 처음 산 날을 돌아봤다. 이곳에서 키우는 아보카도는 이미 유명하다.

“나무, 식물을 기르며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책임을 갖고 싶었다. 운이 좋게 땅을 사게 됐고 2009년부터 농장을 돌보기 시작했다.”

농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농장 곳곳에 심은 농작물 돌보듯, 만나는 사람마다 밝게 인사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4년 만인 지난해 워너뮤직을 통해 내놓은 정규 6집 ‘노(Know).’의 수록곡 ‘마이트 애스 웰 댄스(Might As Well Dance)’ 뮤직비디오에는 므라즈의 농장이 등장한다.

게으른 농부를 자처한 므라즈는 이 뮤직비디오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예술 표현, 하나는 프로모션 목적이다. 예산을 최소한으로 하고 싶어서 뒤뜰에서 촬영했다.”

므라즈는 2015년 버지니아의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교회에서 크리스티나 카라노와 결혼했다. ‘마이트 애스 웰 댄스’에는 이들 부부의 웨딩 영상도 삽입됐다. 므라즈는 “아내를 위한 곡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게으른 농부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일도 하기 위해서니까. 이런 뮤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음악도 하고 농부 일도 하니까 가능했다. 하하.”

므라즈는 유명한 사랑꾼이다. 결혼이 사랑 노래를 쓰는데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을까. 므라즈는 부인이 세 개의 앨범을 작업하는데 성원을 보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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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내놓은 정규 4집 ‘러브 이스 어 포 레터 워드(Love Is A Four Letter Word)’는 연애 시절, 2014년 정규 5집 ‘예스(Yes)!’는 약혼 시기에 내놓은 앨범이다. 최근작 ‘노.’ 역시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면서 영감을 얻는다’는 의미로 부인에게서 영감을 받는 앨범이다.

이 사랑꾼은 또 힐링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2017년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이트리스(Waitress)’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는데, 이 또한 휴가처럼 즐겼다며 싱글벙글이다.

“가수는 무대에서 자신만 생각한다. 그런데 뮤지컬은 다른 사람 역을 맡아서 하는 것이니 다르더라. 나를 상징하는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되고. 기회가 된다면 또 출연하고 싶다.”

므라즈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팝뮤지션'으로 불릴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4년8개월 만인 이날 오후 8시 올림픽공원 잔디마당과 26일 오후 8시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굿 바이브스 투어(Good Vibes Tour)'를 펼친다.

특히 2번의 그래미상, 빌보드 차트 76주 진입, 세계 20개국 이상에서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한 '아임 유어스(I'm Yours)'로 팝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한 뮤지션이다.

2002년 메이저 데뷔 앨범 '웨이팅 포 마이 로킷 투 컴(Waiting for My Rocket to Come)'을 내놓은 므라즈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왔다. '아임 유어스'가 실린 3집 '위 싱, 위 댄스, 위 스틸 싱스'로 한국 팝 시장에서는 드물게 14만장이 팔리며 다이아몬드 레코드 기록을 세우는 등 인기를 누려왔다.

므라즈도 2009년과 2012년 첫 투어지를 서울로 정할만큼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번이 벌써 여덟 번째 내한공연이다.

“2012년에 한국에서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있었는데 이미 다 체크를 했다. 내 곡을 나보다 더 잘 연주한 (기타 신동) 정성하도 만나고. 투어를 다닐 때 관광객으로서 그 나라를 돌아보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창문 밖을 내다 보고 일기 한 장을 쓰는 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한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므라즈답다. ‘깨어 있음에 감사하라’는 이 착하고 진부한 말도 므라즈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는 순간, 그 어떤 노래보다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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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자체가 기적이다. 아내로부터 사랑을 얻고, 예술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요리를 할 때 열과 사랑도 교환한다. 자연과 교류하는 것도 큰 기쁨이다. ‘사랑 자체여야 하는 것’이 미션이다. 그것을 세상과 공유할 수 있게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 내 구실이기도 하고.”

이를 위해서는 ‘노.’, 즉 이번 앨범 제명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왜 여기 있고, 왜 이 작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나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과 통찰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것 같다. 이런 해답을 내 식으로 최대한 솔직하게 말한다면, 청중도 본인만의 해답을 찾을 것이다.”

결국 므라즈는 무대에서도 농부인 셈이다. 사랑, 지혜에 관한 씨앗을 뿌리고 다니는 ‘노래 농부’. “‘노.’ 작업을 시작할 때 미국에서는 대선이 있었는데 혼란의 상태였고, 많은 집단이 소외감을 느꼈다. 앨범을 통해 던진 질문이 해답이기를 바랐다. 적을 용서하고 현재를 수용하는 것이 어렵지만 차별하고 방관하기보다 사랑을 꿈꾸는 것이 낫다.”

므라즈의 이름 ‘제이슨(Jason)’은 히브리어로 ‘힐러’(Healer; 치유자)라는 뜻이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2012년 한글로 '평화'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자연친화적인 남이섬에서 공연한 므라즈에게 가장 환경친화적인 공연장은 어딜까.자신의 농장 뒤뜰을 꼽았다. “돌아다니는데 에너지 소모도 적으니까”라며 웃었다. 앨범 케이스를 재생용지로 만들고 바이오디젤 연료를 쓰는 투어 차량을 이용하는 등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하다.

“실제 두 번 공연을 했다. 한번은 팬들을 불러서, 한번은 지인을 불러서. 팬들을 불러서 한 공연이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올해 다시 한번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워나가는 거 아닌가.” 봄여름가을 그리고 추운 겨울 다음에 다시 봄, 물리적인 사계절과 인생의 사계절을 아는 그는 천생 농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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