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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보다 화가가 꿈' 이었던 이타미 준의 특별한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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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31 17:15:03
서울 웅갤러리 '심해' 8월7일 개막
90년대 '손의 흔적' 그림 2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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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Itami Jun, Work, 1995, oil on canvas, 193.9X130.3cm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건축을 매개로 자연과 인간 사이에 드러나는 세계 즉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것이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는 것이다”

제주 '포도호텔'과 '방주교회'로 유명한 재일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의 특별한 회화전이 열린다.
 
서울 자하문로 홍지동 웅갤러리(대표 최웅철)는 재단법인 이타미준 건축문화재단과 협력해 이타미 준의 '심해 心海'전을 오는 8월 7일 개막한다.

이타미 준이 90년대에 설계한 석채교회, 나무교회, 제주의 핀크스 등과 동일한 시기에 제작된 캔버스에 그린 그림 20여점을 전시한다.

"건축가보다 화가가 꿈"이었던 그가 진지하게 사유의 과정을 표현한 추상화로, 바람과 시간을 담은 그의 건축물처럼 단순하지만 조용한 깊이감을 전한다.

생전 작업할때 “나는 캔버스위에서 연주를 한다”고 했던 이타미 준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캔버스 위에 또는 종이 위에 자신이 원하는 흔적들을 특유의 예술적 감각으로 남겼다.

웅갤러리 최웅철 대표는 "이타미 준은 화려한 형태보다 은은하고 온기가 느껴지는 한국의 도자기들과 고미술품들을 그 누구보다도 아끼고 사랑했던 예술가였다"며 "그의 건축물 뿐 아니라 이번에 선보이는 회화 작업에서도 이타미준의 동양적 사유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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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Itami Jun, Work, 1994, oil on canvas, 72.7X60.6cm

이타미 준은 화가 곽인식(1919~1988), 이우환(83)화백과 '예술 의식'을 공유하며 치열하게 예술적 정체성을 정립하고자 고군분투했다. 고미술 수집가로도 유명하다. 1968년 이후 매년 한달에 한번 이상은 한국을 방문하며 조선의 민화, 고가구, 불상, 백자 등에 매료되어 백자처럼 자연과 환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건축을 추구했다.

이같은 면모는 지난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회고전에서도 드러나 눈길을 끈바 있다. 한국여권과 그가 수집한 한국 민화, 도자기, 불상을 비롯해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에 남긴 스케치 등 회화, 서예, 디자인 소품 등 500여 점이 소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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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년).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 이름은 유동룡. 1937년 동경에서 태어난 재일한국인 건축가로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건축물에 표현했다. ‘건축은 흙에 생각과 감성을 불어넣어 손으로 빚는 달 항아리처럼, 사람과 자연을 잇는 예술’이라며 '한국적인 미'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간의 감성과 온기가 깃든 따뜻한 건축 세계로 삶의 공간들을 빚어내 '한국 건축의 살아있는 역사'로 평가받고 있다.

"사람의 생명, 강인한 기원을 투영하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는 건축물은 태어날 수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이타미 준)

이번 전시와 함께 이타미 준의 삶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도 8월 15일 개봉한다. 디아스포라의 이방인에서 세계를 향한 울림을 전한 건축가가 되기까지의 삶과 그가 세상에 남긴 선물 같은 공간들을 담아냈다.

한편 재단법인 이타미 준 건축문화재단은 "이타미 준의 제 2의 고향인 제주에 이타미 준 건축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웅갤러리 '심해' 회화전은 9월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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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Itami Jun, Work, oil on canvas, 193.9X130.3cm

▲이타미 준= 유럽 등 세계건축계로부터 돌·흙·나무·철같은 토착적 소재와 색과 빛을 기초로 한 건축 작품들로 '현대미술과 건축을 아우르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5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인 '슈발리에 훈장' 수상, 2006년 '김수근 문화상' 수상, 2010년 일본의 '무라노 도고'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3년 프랑스 파리의 기메 국립미술관(1889년 개관)은 건축가로는 최초로 '이타미 준, 일본의 한국건축가'전을 헌정한 바 있다.

일본에서 작업한 대표작으로 1971년 시즈오카의 '시미즈 주택', 1975년 도쿄의 '인디아 잉크하우스', 1991년 훗카이도 코마코마이의 '석채의 교회', 1992년 '도쿄 M 빌딩'이 꼽힌다.

한국과의 건축적 인연은 1988년 서울 방배동 '각인의 탑'을 시작으로 이어졌다. 1998년 제주도 핀크스 리조트 단지, 2000년 경기도의 게스트하우스인 '올드 앤드 뉴', 2001년 제주의 전통가옥을 옮겨놓은 듯한 포도호텔, 2004년 물·바람·돌(水·風·石) 미술관, 2005년 두손 미술관 및 학고재 미술관, 2008년 비오토피아 타운 하우스등을 남겼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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