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한일 파국]전문가들 "日전범기업 자산 매각 유보 필요…굴복은 안 돼"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9-08-03 15:00:59
한일 전문가들 "日 보복조치 원인 된 징용 문제 풀어야"
"전범기업 자산 강제 매각 유보하면 대화 틀 마련될 것"
"청구권 자금 받은 韓기업들 자발적 피해자 기금 조성"
"'1+1+α' 기금안, 진전된 제안이라 일본도 관심 가져"
"아베 정부 완전히 수긍하는 해법은 우리가 낼 수 없어"
"굴복이나 타협은 선택할 수 없어 사태 장기화 될 것"
"우리 안보 고려, 지소미아 폐기 대항 카드 될지 의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일본 정부가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구청 관계자가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거리에 게양된 만국기 중 일장기를 철거하고 있다. 2019.08.0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예정대로 강행했다.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한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 시발점이 된 강제징용 피해보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3일 "징용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야한다. 한국 내 일본 전범기업 자산이 강제집행 되는 것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를 유보시켜야 한다"면서 "동시에 외교적인 협의를 통해 기금 조성 방법이나 식민지 불법성을 인정받고 일본에 사과 반성을 요구하면서 구체적 배상은 포기하고 구제는 국내적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해법으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일본에서 지원금을 받은 한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출연해 징용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에서 포스코 등 16개 기업들이 (일본이 제공한) 청구권 자금으로 성장한 기업이니, 그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내서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피해자들이 이 돈을 받으면서 자산 매각을 중지하는 조치가 나오면 대화할 수 있는 틀은 만들어질 것"이라며 "그 정도 안이 나오지 않으면 당장은 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시 국무회의 모두발언 생중계가 방송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하겠다고 밝혔다. 2019.08.02. bluesoda@newsis.com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도 "최종적인 해법은 아니겠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인지할 수 있는 계기나 입구 정도는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관여하는 모습이 입구로 도달하는 동력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제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1+1'(한일 기업 참여) 외에 '1+1+α'(한일 기업+한국 정부 참여)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원덕 교수는 "정부가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일본이 분노를 폭발하는 것"이라며 "'1+1+α' 제시는 훨씬 더 진전된 제안이라 일본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는 징용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해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교적 협의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흥사단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백색국가 제외 일본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8.03. dadazon@newsis.com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우리 정부가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풀겠다는 적극적 해결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작심하고 보복 조치를 강행하는 상황에서 당장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조치 철회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남기정 교수는 "화이트리스트를 철회하려면 한일 간 협의도 필요하고 일본 국내에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복구시켜야 하는 일본 국민들의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베 정부가 완전히 수긍할 수 있는 식의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건 우리가 낼 수 없다. 굴복이나 타협이라는 것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니까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를 의결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이 인근의 소녀상 옆에 아베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이 놓여 있다. 2019.08.02. amin2@newsis.com
하종문 한신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원하는 것을 포함해서 원점에서 내놓고 논의하는 자리가 물밑에서 만들어진다면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결단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정부가 대항 카드로 검토 중인 북한 핵·미사일 정보 공유를 위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원덕 교수는 "지소미아 연장 재검토가 대항 카드가 될지 의문"이라면서 "미국에게 일본의 보복조치가 한미일 협력에 마이너스라는 것을 전달하는 의미는 있겠지만 안보 문제를 생각할 때 지소미아를 안 하겠다고 하는 게 적절한 대응인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남기정 교수는 "지소미아 문제를 지금 카드로 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어려워지는 계기가 된다"고 우려했다.


shoon@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정치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