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세은, 완벽하면서 인간적인···
세계적인 발레리나
파리오페라발레단 제1무용수
‘르 프리미에 갈라’ 출연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BOP) 제1무용수이자 세계적인 발레리나 박세은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9한·프발레예술협회 워크숍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29. [email protected]
파리오페라발레단 제1무용수 박세은(30)은 완벽하지만 인간적인, 즉 ‘네모난 원’처럼 형용모순이 수긍이 가는 무용수다.
세계 정상급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발레리나다. 이 발레단은 1671년 설립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 발레단으로 통한다.
2011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 준단원으로 입단한 박세은은 2012년 6월 정단원이 된 후 초고속 승급을 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 6월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차지했다.
10, 1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르 프리미에 갈라’에 박세은이 합류했다는 소식이 국내 팬들에게 선물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박세은은 이번 갈라 공연에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와 함께 ‘에스메랄다’ 그랑 파드되와 ‘백조의 호수’ 1막2장 백조 파드되를 선보인다.
두 작품 색깔 역시 대비되는데, 박세은은 모두 자신의 옷인 것처럼 척척 소화해낸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에스메랄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에스메랄다는 ‘끼’를 부려야 한다. 반면 고전 발레의 대명사인 ‘백조의 호수’는 우아함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백조의 호수' 박세은 ⓒAnn Ray
반면 ‘백조의 호수’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다. 2015년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객원으로 ‘라 바야데르’ 니키아 역을 맡고 돌아온 직후 파리오페라발레 사정으로 불과 나흘 안에 순서를 익혀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무사히 잘 끝났지만 완벽을 추구하고 그 만큼 노력하는 박세은의 성에는 당연히 차지 않았다. 올해 3월 파리오페라발레,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이 작품의 오데트&오딜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호평을 들어었다.
최근 박세은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리허설 일정과 맞물려 28일~9월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출연이 불발된 점은 안타깝지만 이번 갈라로 국내 팬들이 아쉬움을 덜게 됐다.
이번 갈라는 파리오페라발레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했던 김용걸 한예종 무용원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제가 김용걸 선생님의 광팬이에요. 제 또래 제 세대들은 김용걸, 김지영 이원국, 김주원 선배님들의 춤을 보며 자랐죠. 김용걸 선생님은 춤을 맛있게 추세요. 하하. 너무 매력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동경했어요. 이번 갈라는 ‘너희를 위한 갈라’라고 말해주셔서 힘이 나죠. 무엇보다 시야가 열려 있는 분이세요. 갈라를 통해 좋은 작품과 좋은 무용수를 선보이고 발레 대중화를 바라시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박세은 ⓒ파리오페라발레(BOP)
'빡세게' 연습하는 승부욕과 이름 덕분에 '빡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는 박세은이 스스로를 너무 낮추는 것이 아닐까. “‘친구 따라 강남을 간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하하. 영규 같은 친구들의 영향을 받아서 좋은 쪽으로 가는 것 같아요.”
이런 박세은의 장점은 유연함. 평소 성격 좋고 털털하기로 유명한 박세은은 집중할 때 몰입도가 상당하다. “저도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수도 있잖아요.” 이런 겸손함이 완벽함과 인간미를 동시에 갖춘, 무용수를 탄생시켰다.
파리발레오페라가 아직 내한공연을 한 적이 없다. 만약 내한을 하게 된다면 어떤 작품으로 하고 싶은지 묻자 얼굴이 환해졌다. ‘오네긴’ ‘백조의 호수’ ‘지젤’ ‘마농’ ‘돈키호테’···. 너무 좋은 작품이 많다며 싱글벙글이다. “어떤 작품이든 왔으면, 좋겠어요. 한국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는 것은 항상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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