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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흉기 난동까지 부른 제주 분양형호텔 갈등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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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09 06:00:00  |  수정 2019-08-09 08:33:21
제주도 전국 분양형 호텔의 42.3% 해당하는 64곳 운영
분양형 호텔 6곳 가운데 1곳은 법적분쟁 등 갈등 진행
정부, 분양형 호텔 제도 개선…건축물 분양법 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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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제주 분양형 호텔이 관광객 감소에 수익이 줄어들면서 수익배분과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뉴시스DB)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33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2년 전 제주도의 한 분양형 호텔에 1억3000만여원을 투자한 A씨는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월 130만원씩을 받기로 했지만, 초기 몇 달을 제외하고는 5%에도 못 미치는 수익금을 건네는 운영사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서다.

함께 투자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조금만 기다리면 원래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업체 관계자의 말을 당분간 믿어보기로 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커'를 잡겠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규제완화 호재 속에 지은 분양형 호텔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달 초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 분양형 호텔 로비에서는 큰 사건이 벌어졌다. 호텔 운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던 시행사측 운영업체 대표 B씨가 투자자들이 내세운 또다른 운영사 직원 C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B씨는 자신을 말리던 투자자측 운영사 대표 D씨에게도 주먹을 휘두른 후 도주했다가 추격에 나선 경찰에 곧 붙잡혔다.

확정수익을 보장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호텔 운영권을 갖기 위해 영업권을 주장하다가 벌어진 사단이다.

제주 분양형호텔이 관광객 감소에 수익이 줄어들면서 수익배분과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의 등장…제주도가 최다 운영지역

분양형 호텔이란 호텔 객실을 아파트나 빌라처럼 개인에게 분양한 후 일정 수익금을 객실 소유주에게 돌려주는 수익형 부동산을 말한다.

분양형 호텔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호텔이 아니다. 관광호텔의 경우 '관광진흥법'을 따르지만, 분양형 호텔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일반 숙박업으로 신고해 운영한다.

이 같은 형태의 부동산은 이명박 정부 당시 2012년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방책으로 정부가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호텔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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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시스】우장호 기자 = 상공에서 바라본 서귀포 시가지 모습. woo1223@newsis.com
취지는 좋았다. 몰려드는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를 수용할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자 기존보다 건물 용적률과 건축물층고제한, 주차공간 등 관련 기준을 대폭 완화해 호텔 사업을 수월하게 했다.

정부가 관광숙박업 활성화 방안으로 규제를 완화시켜주자 분양형 호텔이 재태크 수단으로 각광받기에 이르렀다.

등장 초기에는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꼽혔지만,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져 원금도 회수하기 어려운 '골칫거리 투자'의 대명사로 굳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영업신고를 한 분양형 호텔은 전국에 151곳에 이른다. 제주도에는 전국 분양형 호텔의 42.3%에 해당하는 64곳이 운영 중이다.

제주도 당국은 분양형 호텔 64곳 가운데 11곳이 법정 분쟁이나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 6곳 가운데 1곳은 운영상 난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갈등 발생이 쉬운 분양형호텔 운영구조

대부분의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가 투자자를 모집해 객실 분양을 하고, 운영은 전문 운영사에 위탁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시행사는 신문 등 광고를 통해 연 8~10%대의 높은 수익률 보장을 약속하고 투자자 유치에 나선다.

함정은 여기에 있다. 투자자는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분양형 호텔에 뛰어들지만, 확정수익률이 아닌 탓에 경기 흐름에 따라 수익률은 언제든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운영사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으면 수익률도 함께  떨어져 시중은행 이율과 비슷한 정도의 돈벌이에 그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호텔을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운영사를 상대로 법적 분쟁을 벌이는 대표적인 이유다.

고수익을 약속했던 분양형 호텔 시행사 측 운영업체와 투자자들이 내세운 위탁운영 업체 간 경영권 다툼도 이때문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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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 사각지대 '분양형호텔' 제도개선 시급

국토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주간 국토정책 브리프(Brief)에 실린 '비주거용 부동산 분양시장의 소비자 보호방안'에 따르면 분양형 호텔은 소비자 보호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지난 2004년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지만, 분양형 호텔은 보호대상이 아니다. 관련법은 바닥면적이 3000㎡ 이상인 건축물과 30실 이상의 오피스텔에만 적용된다.

분양형 호텔이 투자를 받은 이후 공사가 진행되다 시행사가 경영위기에 빠지거나 도산할 때도 투자자들이 구제받지 못 하는 것도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의무적으로 들어야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보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분양형 호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건축물 분양법)'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입법예고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분양형 호텔·레지던스의 총 객실이 30실 이상이면 분양신고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닥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일 때만 분양신고를 하도록 돼 있는 현행 건축물 분양법을 뜯어 고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허위·과장광고를 하더라도 대처할 방법이 없고, 처벌은 커녕 관리조차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규모가 작은 분양형 호텔이라도 최소한의 관리 범위에 둬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분양형 호텔·레지던스의 인허가가 기준이 깐깐해지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미끼로 사용된 확정 수익률 약속도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허위광고로 인한 처벌이 가능해지는 등 문제점으로 지적된 분양형 호텔 투자에 대한 우려가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후죽순으로 무분별하게 들어서며 피해자를 양산한 분양형 호텔 사업이 투명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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