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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우울증·고양이 가짜분노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

등록 2019.08.11 13: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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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우울증·고양이 가짜분노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자 위트 넘치는 섬세한 필력으로 독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프란스 드 발(71)이 동물의 지능을 탐구한 데 이어 동물의 감정과 정신세계를 다룬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을 냈다. 전작들이 동물의 지능, 공감, 권력욕을 다뤘다면, 이 책은 한발 더 나아가 동물이 지닌 감정의 기원을 다룬다.

저자는 침팬지 '마마'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 세계의 이야기들을 통해 사랑, 미움, 두려움, 수치심, 죄책감, 기쁨, 혐오, 공감 등의 감정이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감정의 기원은 인간이 아닌 다른 종들에게서 시작되었음을 강조한다.

 동물의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올바로 파악하고, 이를 통해 더 공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동물이 본능에 따라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자동장치가 아니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감정에 따라 생존을 위한 최선의 행동을 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연상 암컷을 선호하는 수컷, 동족의 죽음을 애도하는 침팬지, 물고기의 우울증, 고양이의 가짜 분노, 박애주의 정신의 보노보 등 다양한 일화를 통해 감정이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진화의 무기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편협한 관점을 변화시켜준다.

특히 저자는 인간, 영장류부터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가 오랜 세월을 생존해온 데는 혼자가 아닌 협력의 힘이 있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개인행동보다는 집단행동을 통해 자기 행동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진화했고, 그 핵심에 감정이 있다. 감정은 우리를 진보시켰고 난처한 상황에서 적절한 결정을 하도록 돕는다. 드 발은 감정이 생존에 기여하는 진화적 가치를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올바로 파악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프란스 드 발은 동물 연구의 최전선에서 40년 동안 활동해온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자 대중 저술가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에서 동물 행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에는 '디스커버'의 '47인의 과학계의 위대한 지성'으로 선정됐다. 2011년 11월, 동물의 도덕적 행동에 관한 그의 TED 강연은 400만 뷰를 기록했다. 침팬지의 엉덩이 인식능력 연구로 기발한 연구에 주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애틀랜타 에머리대학교 심리학과 석좌교수, 위트레흐트대학교 석학교수, 여키스국립영장류연구센터의 ‘살아 있는 고리 연구센터’ 책임자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1장(마마의 마지막 포옹: 어느 침팬지 가모장의 작별 인사), 2장(정신을 들여다보는 창: 영장류의 웃음과 미소), 3장(몸에서 몸으로: 공감과 동정), 4정(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감정들: 혐오감, 수치심, 죄책감, 그 밖의 불편한 감정들), 5장(권력 의지: 정치, 살해, 전쟁), 6장(감정 지능: 공정성과 자유 의지에 관해), 7장(감각성: 동물은 무엇을 어떻게 느낄까?) 이충호 옮김, 1만9500원, 468쪽,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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