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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극본삼아 연극을 하다, 실험무대 '퍼포논문'

등록 2019.08.14 19: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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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연극과 퍼포먼스 관련 논문을 무대화하는 프로젝트가 찾아온다. 서울문화재단 삼일로창고극장이 16~25일 기획 공연 '퍼포논문'을 선보인다. 논문의 언어를 공연 현장의 언어로 교환하는 자리다.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회가 학위논문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고 현장과 이론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기획했다.

올해 '퍼포논문'의 첫 공연은 '셀프-리서치그라피'(16~18일)다. 연극의 공간과 무대구성에 관한 기술과 학문을 총칭하는 시노그래피를 다룬다.

연기·연출·무대감독을 지낸 이지혜씨가 한태숙 연출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탐구한 자신의 석사학위논문 '한태숙 연출작업의 특성 연구-시노그래피의 관점을 중심으로'(2017)를 무대 위로 소환한다.

관객이 삼일로창고극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시노그래피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무대모형을 준비한다. 2016~2017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 한태숙 연출의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원작 아서 밀러·윤색 고연옥)의 한 장면이 사용된다.

조명, 음향, 영상을 통해 논문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낼 이 연출은 "연극을 글자로 남긴다는 점에서 연구자도 어쩌면 창작자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자로서 논의했던 배우와 연출가의 작업 방식이나 미학, 방법론 등을 연극의 시노그래피적 관점으로 말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두 번째 공연 '좁은 몸'(23~25일)은 배우 황은후가 자신의 논문 '성별화된 몸(gendered body)이 여자 배우의 연기를 위한 창조적 준비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사막별의 오로라'의 '메이크 업 투 웨이크 업 2' 공연 창작 과정의 몸에 대한 탐구 사례를 바탕으로'(2019)를 무대로 가져왔다.

'여자' 배우로서 '매력적인 여성'의 태도와 몸짓, 꾸밈을 몸에 익히는 데 몰입하고 자신을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 논문이다. 성별화된 몸이 배우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탐구했던 자신의 세 명의 출연자가 등장한다.

황은후는 "여성적인 몸에 대한 훈육이 한 사람의 고유 감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무대 위에서 집중 탐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 '퍼포논문'은 연극 창작자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논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창작자와 연구자 사이의 경계와 고민을 엿보는 동시에 평소 접하기 어려운 연극 이론을 좀 더 쉽게 만나보는 경험을 통해 논문을 작품 감상의 새로운 툴로 활용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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