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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명 살해' 크라이스트처치 총격범이 감옥서 쓴 편지 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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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14 18:03:43
백인 우월주의 범죄자들의 '롤 모델' 역할
교정당국, 태런트 우편물 관리 기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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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AP/뉴시스】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공판이 열린 가운데 한 경찰관이  크라이스트처치 고등법원 앞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날 크라이스처치 고등법원은 공판에서 총기 난사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에 대한 정신 감정을 명령하며 이는 "사법 절차상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단계"라고 강조했다. 앞서 태런트의 변호인단은 공판에서 판사에게 정신건강법 38조에 따라 태런트의 정신 상태가 정상인지 장애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2019.04.05.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51명의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범 브랜턴 태런트(28)가 교도소에서 부친 손편지가 백인 우월주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태런트를 롤 모델로 삼은 인종혐오 범죄가 이어지는 시기에 이같은 일이 발생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질랜드헤럴드에 따르면 태런트가 교도소에서 작은 메모지에 연필로 쓴 6장 분량의 편지가 이번주 극우사이트 포챈(4chan)에 게시됐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노르웨이 오슬로의 총격범 모두 태런트로부터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민감한 시기에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AP는 보도했다.

이 편지는 러시아의 '앨런'이라는 인물에게 태런트가 보내는 답장이라고 알려졌다. 대개 태런트가 2015년 한달 동안 러시아에서 여행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거대한 갈등"(great conflict)이 다가오리라는 경고도 포함됐다.

태런트는 자신의 감정이나 후회에 대해 자세하게 쓸 수 없다면서 "만약 내가 그러면 간수들이 이 편지를 빼앗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러시아를 "세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고 묘사하며 "언젠가 러시아를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적었다. 

뉴질랜드 교정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 편지는 몰수됐어야 한다"고 인정했다.

교정당국 대변인은 "당국은 2004년 제정된 교정법과 죄수들의 처우에 대한 국제적 의무에 따라 합법적으로 수감자를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최소한의 자격 중 하나가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라며 "법 108조에 따르면 죄수의 편지는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만 (발송이) 보류된다"고 해명했다.

당국은 태런트의 우편물 관리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켈빈 데이비스 교정 담당 장관은 성명에서 태런트가 편지를 보내도록 허락해서는 안 됐다고 밝혔다.

태런트는 앞서 3월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을 살해했다. 그는 범행 전 외국판 '일베'인 온라인 커뮤니티 '에이트챈'(8chan)에 무슬림이 백인들을 위협한다는 선언문을 올렸다.

인종차별주의자들 사이에서 영웅시되는 태런트 사건을 기점으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범행 전에 선언문을 올리는 흐름이 본격화했다.

22명을 숨지게 한 엘패소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도 에이트챈 게시물을 통해 자신의 범행을 "히스패닉의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고 정당화했다.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하루 앞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근처의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의 용의자 필립 만스하우스도 태런트를 언급했다. 그는 온라인 게시물에서 "내 시간이 왔다. 난 성(聖) 태런트에 의해 선택됐다"고 주장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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